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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수도권 전셋값이 올 하반기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급등까지는 아니겠지만 전셋집 수급상황 등 시장 불안정 요소가 속속 부각되고 있는 만큼 최근의 하락세가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시장 전문가들은 세입자의 경우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하반기 역시 조금 더 서둘러 전셋집을 구하기 시작하는 게 좋다고 입을 모은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전세시장은 불안요소가 적지 않은 만큼 지금과 같은 하락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세입자들은 현재 시장이 안정됐다고 하더라도 미리 집을 알아보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하반기 전세시장 불안요소 많아=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2년여간 지속된 수도권 전셋값 상승세가 멈췄지만 올 하반기에는 전셋값 재상승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무엇보다 하반기 전셋집 수급 상황이 녹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수도권 입주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가구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전셋집으로 사용할 수 있는 민간아파트에 비해 공공아파트의 비중이 많은 것이 문제다. 특히 공공임대주택이 1만5,000가구가 넘어 전체 입주 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육박한다. 물론 공공아파트 입주자가 이사를 하게 되면 기존에 살던 집이 빈집이 돼 전셋집으로 다시 공급될 수 있다. 하지만 늘어난 입주 물량이 오롯이 전세시장에 순기능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입주 물량이 증가하지만 공공아파트가 많기 때문에 공급 증가로 인한 전세시장 안정 효과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 재개발·재건축 이주 수요가 하반기에 집중될 것이라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유예가 올해 말로 끝나는 만큼 관리처분과 이주·철거를 서두르는 사업지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반기 이주가 집중될 경우 국지적으로 전세난이 심화되고 인근 지역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실제로 사업계획승인을 받아 하반기 관리처분과 이주·철거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지역 재개발·재건축 사업지는 35곳으로 이 지역의 조합원 가구만 2만4,000여가구에 달한다. 재개발 사업의 경우 조합원 외 세입자들도 상당히 많아 이주 수요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주택 구매심리 개선이 중요…2·26 후속대책이 '열쇠'=아울러 기존에 전세난이 일어났을 경우 대안으로 떠올랐던 준공 후 미분양도 줄어들어 전세 수요를 분산시키는데 한계가 있을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달 말 기준 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은 1만1,660가구로 2012년 말(1만5,901가구)보다 3,000여가구 감소했다.
특히 최근의 주택 구매심리 악화는 올 하반기 전세시장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 초 전셋값 안정세는 치솟는 전셋값에 부담을 느낀 세입자들이 매매수요로 전환한 덕이 컸다. 따라서 하반기에도 일정 수준의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되지 않을 경우 전세시장 불안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2·26 대책의 후속 대책이 하반기 전세시장의 상황을 결정할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입법화 과정에서 매매심리를 개선할 수 있는 대책이 나온다면 전세에서 매매로 옮겨가는 수요가 늘면서 전세시장에 도움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하반기 수급상황과 맞물려 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함 센터장은 "최근 매매시장의 침체 조짐은 하반기 전세시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정부가 2·26 후속 대책을 내놓을지 여부와 후속 대책에 어떤 내용이 포함될지가 매매시장뿐만 아니라 전세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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