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코드명 ‘프로젝트 카이퍼’로 불러 왔던 위성 인터넷 서비스 명칭을 ‘레오(Leo)’로 확정하고 사업 확장 채비를 갖췄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우주항공 기업 블루오리진의 화성탐사용 로켓 ‘뉴 글렌’ 발사 성공을 발판으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본격적인 ‘우주 전쟁’에 나서는 구도다.
16일(현지 시간) 테크크런치는 최근 아마존이 프로젝트 카이퍼에 레오라는 정식 명칭을 붙였다고 보도했다. 레오는 인터넷용 위성이 지구 저궤도(Low Earth Orbit)에 머문다는 점에 착안한 이름이다. 아마존은 명칭 변경과 함께 기존 사업 설명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관한 부분도 삭제했다고 한다. 본격적인 상업화를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레오는 아마존이 2019년부터 추진해온 프로젝트다. 스페이스X가 상업화에 성공한 스타링크처럼 지구 저궤도에 위성을 띄워 기지국 없이 안테나만으로 세계 각지에서 위성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아마존은 그간 실험용 위성 150여 기를 우주 궤도에 띄우며 사업 점검과 확장을 준비해왔다. 궁극적으로는 위성 3200여 개를 띄워 지구 전역에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할 계획이다.
그간 아마존 위성 인터넷 사업이 지지부진하던 배경에는 발사체 확보 미비가 있었다. 아마존이 현재 궤도에 올린 150여 개 위성 중 절반은 경쟁사인 스페이스X 로켓을 이용해 우주를 향했다. 베조스의 블루오리진이 상업용 위성을 궤도에 띄울 만한 로켓을 완성하지 못해왔던 탓이다. 스페이스X가 일찌감치 위성용 발사체를 상용화해 현재 스타링크 위성만 1만 여 개를 띄우고, 2030년 4만 개 발사를 목표로 삼은 점과 대비된다.
최근 블루오리진이 ‘뉴 글렌’ 로켓으로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임무를 성공적으로 달성하며 상황이 반전됐다. 뉴 글렌은 NASA 화성 탐사용 위성 2개를 성공적으로 궤도에 올렸을 뿐만 아니라 부스터 회수도 첫 실증했다. 아마존이 ‘관계사’ 블루오리진을 통해 보다 저렴하게 안정적으로 위성을 쏘아올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스페이스X는 발사체 외 위성인터넷 사업에서도 강력한 경쟁자를 맞이하게 됐다. 아마존 레오는 후발주자이지만 대형 단말 기준 최대 인터넷 속도가 1Gbps(초당기가비트)로 수백Mbps(초당메가비트) 수준인 스타링크보다 빠르다. 이미 에어버스와 미국 저가항공사 제트블루 등 대형 고객사도 확보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세계 최대 클라우드인 만큼 ‘지상 인터넷 인프라’가 탄탄하다는 점도 장기적인 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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