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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금 흐름 변화 조짐] 위기에 둔감해진 뭉칫돈, 수익좇아 원화 등으로 방향 틀어

■ 환율 하향곡선 왜<br>안전자산 선호도 줄어 원화등 신흥국 통화에 유동자금 속속 유입<br>원화 안정성까지 부각… 채권수요 꾸준히 이어져


31년 만에 첫 무역적자 가능성이 지난해부터 줄기차게 제기됐지만 일본 엔화는 반대로 강세를 이어갔다. 국제금융시장이 워낙 불안하다 보니 그래도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를 투자자들이 도피처로 삼았던 탓이다. 반면 원화는 달랐다. 국제금융시장에 불안한 소식이 전해지면 으레 출렁거림이 컸다. 재정건전성이나 경상수지 등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원화를 가지고 있기에는 여전히 불안감이 컸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외환시장, 넓게는 글로벌 자금 움직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요소가 여전함에도 원ㆍ달러 환율이 상반기까지는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을 벗어나 강세로 돌아섰다. 원ㆍ달러 환율이 벌써 5일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이후 계속되는 하향 추세다. 한국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올 들어 국제적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약화된 것이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신동석 삼성증권 이코노미스트도 "미국의 저금리 기조, 유럽 일부 국가의 국채 발행 성공에 따른 불안감의 일시 해소, 저평가된 원화에 대한 투자수요 확대 등 복합적인 요인이 원화 강세를 이끌고 있다"며 "이런 추세는 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자산 선호도 낮아져…'저평가된 원화' 투자심리=원화 강세는 무엇보다도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약화됐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의 기업실적이 나아지고 있고 유럽 일부 국가들이 국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위기감을 떨어뜨리면서 나타난 결과다. 한은 관계자는 "불안감이 남아 있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의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고 일부 좋아지는 신호도 잡히면서 자금시장에 변화의 신호가 보인다"며 "무엇보다 국제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수개월 동안 숨죽이던 자금들이 수익률을 찾아가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안전자산 선호도가 낮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풍부한 글로벌 유동자금은 저평가돼 높은 수익률을 안길 수 있는 원화와 신흥국 통화 등으로 투자방향을 틀고 있다. 더구나 위기에 둔감해진 글로벌 자금들이 미국이 오는 2014년까지는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자산구성도 더 공격적으로 짜고 있다는 얘기다.

◇원화 안정성도 부각…외인 자금 도피처로 부상하나=이 같은 외부적 요인 외에 원화의 안정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도 이유다. 원화 채권의 수요가 꾸준한데 지난해 외국인이 보유한 국채 잔액이 61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 외국인의 국채 보유 비중은 15.6%로 2010년에 비해 2.3%포인트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외국인의 원화 채권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원화를 바라보는 외국인투자가의 시각이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증권거래소의 한 관계자도 "유럽과 미국에 비해 양호한 재정전건성과 경상수지 흑자, 통화 강세 등이 원화표시 국고채가 상대적 안전자산으로 인식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그만큼 한국의 국채가 안전하게 평가받고 있다는 의미인데 이는 미국과 유럽에 잇달아 강등의 수모를 안겼던 국제신용평가사들이 한국의 신용등급을 굳건히 유지하거나 올리려는 움직임과도 궤를 같이한다. 한은 관계자는 "원화가 저평가돼 있다는 심리가 국제 투자가들의 심리에 배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HSBC도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은 재정건전성도 양호하고 2008년보다 금융시스템도 개선돼 유럽 위기에 대한 대응력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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