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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의 남성학] 물과 불의 섭리

40대이상 90%가 발기저하 경험

‘가만히 꽃술을 벌리면 / 이슬방울 떨어지고 모란 봉오리 벌어진다 / 물기를 만나 온몸이 저려오고 / 이제야 이루었네, 물과 물고기의 연분을.’ 애틋하고 정감 있는 사랑의 정경인데 중국의 고전 ‘앵앵전’을 원본으로 각색한 ‘서상기’에 나오는 노래이다. 앵앵전은 당나라 때의 전기(傳奇) 소설로 장생과 앵앵의 비극적 사랑을 줄거리로 하고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은 당시 사람들의 풍속과 성문화를 세밀하게 알 수 있게 해주는데, 현대적인 기준으로 보아도 무척 대담한 사랑을 나누었음을 알 수 있다. 또 남녀 간의 만남과 사랑을 물과 물고기로 표현한 것을 자주 접할 수 있으니 이는 동양의 자연 철학에서 기인한다. 물론 서양도 남녀의 사랑을 물고기 형상으로 문양화 했고, 수많은 알을 낳는 물고기를 다산의 상징으로 보았으나, 동양의 물과 물고기 인식에는 미치지 못한다. 동양은 물을 여성으로 보았다. 불(남성)이 있어야만 끓는 물의 성질이 여성의 신체 특성을 대변하고 있다고 보았는데, 이는 현대 의학의 관점으로도 손색이 없는 비유이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신체 반응이 월등하게 천천히 나타나며 오래 지속된다. 따라서 순간적으로 욕구가 일어나고 금방 분출되는 남성과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이런 차이로 인해 나타나는 문제가 남성의 조루이다. 과거에는 시간이나 피스톤 운동의 횟수로 판정하던 조루는 현대 의학에 의해 사정을 자신의 의지로 제어할 수 있는가의 여부로 진단하는데, 이에 따르면 80%의 남성이 조루증을 겪고 있다. 해서 54%의 여성들이 남성의 조루를 가장 큰 불만으로 꼽고 있는 것이다. 불은 금방 타오르지만 쉽게 꺼지고, 물은 천천히 끊지만 오래도록 식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조루증이 있다면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부부간의 금슬을 회복하는 비방이다. 한편 모 대학교 의대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40대 이상 남성 10명 중 무려 9명 꼴로 갱년기장애와 발기력 저하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고개 숙인 남성이라고 하는 발기부전은 가정불화는 물론이고, 심한 경우 무기력증으로까지 진행된다. 따라서 40대 이후 발기력에 이상을 느낀다면 속히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조기 치료하는 것이며, 여타의 합병증을 미연에 방지하는 지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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