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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회사 조직갈등 위험수위
입력2000-03-06 00:00:00
수정
2000.03.06 00:00:00
박상영 기자
민간자율에 의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속속 한집살림을 차린 철도차량·우주항공·선박엔진 통합법인의 경우 같은 직급이라도 호봉체계가 서로 다르고 심지어 출·퇴근시간까지도 통일돼 있지 않아 조직 내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급기야 공무원·교직원 의료보험관리공단 노조 대구·경북 권역본부는 통합 이후
숫자가 절대적으로 많은 지역의보조합원들로부터 각종 「왕따」를 당하는 것을 물론 부당행위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6일 대구광역시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내기에 이르렀다.
공·교 의보공단노조 대구·경북본부는 이날 신청서에서 『지역의보 노조측이 「공·비(공·교 노조원과 비노조원)를 때려잡자」 「공·교 직원들은 근무를 못하게 하겠다」는 대자보를 사무실 벽에 붙이거나 공개적으로 몰려다니며 사무실 내에서 인신공격과 「왕따」를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합 의보공단 내 지역의보와 공·교 의보조합원의 인원비율은 13대1 가량이다.
이들은 왕따 유형으로 얼굴 맞대고 이야기 안하기 전화 안바꿔주기 인사 안하기 커피 같이 안마시기 술자리·식사 안하기 애·경사 참석 안하기 회식 및 행사 같이 안하기 등을 꼽았다. 이들은 실제로 통합 후 2번째 체육행사 당일 지역의보측의 방해로 공·교 조합원들은 행사에 참가도 못하고 다른 장소에서 시간을 보냈는가 하면 3번째 체육행사 때는 공·교 조합원들이 차별대우를 받지 않기 위해 아예 전원 당직을 신청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조직 내 갈등이 이같이 위험수위에 이르면서 일부 직원들은 도저히 직장생활을 하기 어려워 사표를 냈는가 하면, 정신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보공단노조와 같은 차원은 아니지만 철도차량·우주항공·선박엔진 등 민간통합법인의 조직 내 갈등도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 신입직원을 뽑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신규직원의 처우를 어떻게 해 줄 것인가를 놓고 심각한 고민을 했다. 삼성·대우·현대 등 3개사가 통합했으나 출신기업에 따라 직급이나 월급체계가 서로 다른 것은 물론 출·퇴근시간까지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새로 출범한 항공우주산업의 보수체계를 적용키로 했다. 이같이 웃지못할 일은 비단 항공우주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7월과 올 1월에 각각 통합한 철도차량·선박엔진의 통합법인도 항공우주산업과 마찬가지의 고민을 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통합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삼성출신과 대우·현대와 대우출신의 출퇴근시간이 각각 다를 뿐만 아니라 같은 부장이라도 월급체계가 달라 조직 내 위화감이 심하되고 있다』며 『이를 조정하려해도 이해관계가 너무 얽혀 있어 쉽게 가닥을 잡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박상영기자SANE@SED.CO.KR
김정곤기자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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