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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필] 끝맺음과 미련

지난해 5월 김영렬 서울경제신문 사장이 만나자고 하더니 경제수필난을 새로 만들 예정인데 거기 참여하란다. 경제수필이 뭐냐고 했더니 수필은 수필인데 경제와 관련이 깊은 것이란다. 주제가 경제라도 좋고 경제인이 관심을 가질만한 것도 좋단다.그래서 5월21일자로 첫회분을 쓰기 시작한 이래 어느덧 1년 7개월이 지났다. 매주 목요일에 싣기 위해선 수요일까지 원고를 넘겨야 한다. 원고를 쓰기 전까지는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도 끝내고 나면 지적 희열(喜悅)이 온다. 맨 처음 쓴 것이 「칭기즈 칸과 경제 회생책」인데 칭기즈 칸의 일화를 소개하면서 경제회생이란 서둔다고 될 일이 아니란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그때만 해도 IMF 쇼크로 한국경제가 빈사지경에 있어 경기자극책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바로 강경식, 김인호씨에 대한 소위 환란재판이 벌어졌고 뒤이어 신정부 구성과 사정작업, 구조조정, 프랑스 월드컵 대회 등이 줄을 이었다. 워낙 사건도 많이 터지고 재미있는 일도 많아 경제수필을 쓰는 데 화제가 궁하지는 않았다. 경제수필이 매주 나가자 연락도 많이 받았다. 김포공항이 신속, 친절해졌다고 썼더니 세관과 관리공단에서 동시에 인사편지가 왔다. 과천에 있는 현대미술관에 갔다가 너무 까다로운 경비 때문에 돌아온 이야기가 나가자 정중한 해명 편지와 함께 미술도록을 보내오기도 했다. 칼럼 집필에 따른 망외의 소득이다. 또 관상대가 일기예보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것을 보고 경제연구소의 경제예측에 비유하여 동병상련(同病相憐)의 글을 썼더니 관상대에서 사람이 찾아왔다. 공동연구를 논의한 끝에「기상재해의 경제학」이라는 연구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이렇듯 경제수필난을 통해 많은 정보교류가 이루어지고 다른 곳과 이해의 폭을 넓힌 것은 큰 보람이었다. 그러나 듣기 좋은 꽃노래도 자주 들으면 싫증이 나는 법. 너무 오래 쓰다 보니 비슷한 소리를 자꾸 쓰게 되고 또 밑천도 바닥을 드러내는 것 같아 세기말을 계기로 끝내기로 작정을 했다. 매주 칼럼을 쓰는 것도 큰 특혜요, 권리인데 막상 끝낸다고 생각하니 미련이 남는다. 아마 이래서 모두들 물러날 때가 됐는데 못 물러나고 추(醜)하다는 소리를 듣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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