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테이블' 성급함 보이면 밀린다 ■협상의 천재(디팰 맬호트라, 맥스 베이저먼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트럼프처럼 협상하라 조지 로스 지음, 에버리치 홀딩스 펴냄 장선화 기자 india@sed.co.kr 두달 가까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온 나라가 여전히 시끄럽다. 한미간 쇠고기 수입을 놓고 벌인 첫번째 협상테이블에서 우리측 대표가 지나치게 선심을 쓴 탓에 30개월 이상 된 쇠고기와 부산물까지 수입을 허락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협상이란 쌍방 합의를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으로 양측 모두에게 합리적 이익을 창출해야만 한다. 상대방의 요구는 들어주고 나의 요구를 관철시키지 못하면 협상은 말 그대로 참패다. 특히 국가간 협상에서 합의에는 도달했으나 형편없는 성과물을 얻는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 몫이다. 협상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협상을 성공으로 이끄는 전략을 다룬 책들이 잇달아 발간됐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들이 말하는 협상학을 정리한 ‘협상의 천재’와 미국 부동산계의 ‘큰손’ 도널드 트럼프의 협상술을 정리한 ‘트럼프처럼 협상하라’ 등이 그것.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세계적 기업가와 예비 협상가를 단련시켜 온 저자들은 수년간 인간 행동 연구와 고객의 경험을 분석한 데이터를 기초로 성공 협상의 핵심원칙을 정리해 협상자의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돕는다. 협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배트나’(BATNA, Best Alternative to Negotiated Agreement:최선의 대안)를 평가하는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하는 것으로 어떤 대안이 있는가를 평가해야 한다. 여러 대안을 파악하고 대안과 가치를 산출한 후 그 가운데 최선을 고르면 그것이 바로 배트나다. 다음은 협상의 유보가치(Reservation Value)를 계산하는 일이다. 유보가치를 낮게 책정할 때와 높게 책정할 때 협상 테이블에서의 대응전략이 달라지기에 역시 중요한 과정이다. 유보가치를 정확하게 계산하지 않는다면 타협점도 찾기 어려워진다. 양쪽의 유보가치를 파악하면 ‘조파’(ZOPA, Zone of Possible Agreement,합의 가능지대)를 도출할 수 있다. 밀고 당기기의 치열한 과정을 거쳐 최대의 가치를 챙기는 것이 수순이다. 이같이 책은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는 데 필요한 협상의 준비과정부터 협상테이블에서 상대방을 대처하는 능력을 다양한 이론적 배경설명을 곁들여 설명한다. 또 약자의 입장에서 협상할 때 갖춰야 할 준비사안, 감정을 다스리는 노하우 등도 알려준다 ‘트럼프처럼 협상하라’는 트럼프의 최측근인 변호사이자 협상전략가인 저자가 트럼프는 어떻게 협상 테이블에 임했는지를 소개한다. 카지노 사업에 대한 경험이 전무했던 트럼프는 정치적인 교제를 통해 친분을 쌓아왔던 유력인사의 보증을 앞세워 신뢰도를 높여갔고, 맨해튼 5번가의 트럼프타워 건설 당시 인근 부지를 손에 넣기위해 깐깐한 개발업자 캔델과의 길고도 적대적인 협상분위기를 우정과 신뢰로 바꾸어 결국 그가 원하던 맨해튼의 랜드마크로 만들었다. 트럼프의 협상술에 따르면 성급하게 거래에 끌려가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협상의 속도와 페이스는 상대방이 아닌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것. 협상 속도의 주도권을 쥐는 방법으로는 ▦어떤 제안도 그 자리에서 즉시 받아들이지 말 것 ▦불분명한 태도를 취할 것 ▦성급한 협상은 금물 등이다. 책은 협상의 준비과정과 문제해결 그리고 특수한 사례에 대응하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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