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골프 선수들에게 국내 무대는 좁디 좁은 모양이다. 국내 남녀 대회가 2~3주간 휴식기를 가진 가운데 일본 무대에서 한국 남녀 선수가 동반 우승을 일궈냈다. 김경태(24ㆍ신한금융그룹)와 전미정(28ㆍ하이트진로그룹)이 30일 일본프로골프(JGTO)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나란히 정상에 올랐다. 한국 남녀 선수가 해외 무대에서 동반 우승 소식을 전해온 건 지난해 3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양용은(혼다클래식)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신지애(HSBC 위민스 챔피언스)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김경태는 일본 사이타마현 사야마골프장(파72ㆍ7,159야드)에서 열린 JGTO 다이아몬드컵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3개와 보기2개로 1타를 줄여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 2007년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신인왕과 상금왕에 오른 김경태는 2008년 일본에 진출했고 이후 한국과 일본에서 2년 10개월동안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 했다. 2008년 4월 일본 무대 데뷔전인 쓰루야 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JGTO에서 준우승만 5번 거뒀다. 김경태는 지난주 열린 SK텔레콤오픈에서 4위에 오르며 컨디션을 점검했고 마침내 일본 무대에서 시즌 첫 승을 일궈냈다. 김경태는 “일본에 진출한 이후 준우승을 많이 해 마지막 날 걱정스러웠는데 다행히 우승해 기쁘다”며 “그동안의 마음 고생을 씻어낼 수 있어서 후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KPGA투어에서 상금 4위(1억8,800만원)에 올라 있는 김경태는 올 시즌 국내에서 모은 상금의 2배에 가까운 2,400만엔(3억1,300만원)을 우승상금으로 받았다. 전미정도 같은 날 열린 JLPGA투어 요넥스 레이디스에서 사흘 내내 선두를 지키며 2년 연속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전미정은 일본 니가카현 나가오카시 요넥스골프장(파72ㆍ6,393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4개, 보기3개로 1타를 줄여 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로 시즌 첫 정상에 올랐다. 전미정의 일본무대 통산 14번째 우승이자 한국 선수들의 올 시즌 4번째 우승. 이로써 한국 여자 선수들은 JLPGA투어에서 통산 98승을 합작하며 100승 고지에 2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지난해 JLPGA투어 4승을 일궈내며 상금랭킹 4위(1억2,700만엔)에 올랐던 전미정은 우승 상금 1,080만엔(1억4,100만원)을 보태 상금랭킹 9위(2,500만엔)로 올라섰다. 전미정은 “올 시즌 첫 승이 조금 늦었다”며 “지난해보다 비거리가 많이 늘어 골프가 쉬워졌다. 이번주에 우승의 기억을 살려 2연승을 노려보겠다”고 말했다. 전미정은 6월 4~6일 열리는 리조트 트러스트 레이디스에서 시즌 2연승이자 3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한편 이 대회에 참가했던 세계랭킹 1위 신지애(22ㆍ미래에셋)는 1라운드 도중 위경련을 호소하며 기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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