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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젊은 세대를 위한 나라는 없다"

"청장년 세대는 갈수록 빈곤해지고 연금생활자들은 상대적 풍요를 누리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얼마 전 '젊은 세대를 위한 나라는 없다'는 제목의 글에서 지적한 내용이다. FT는 자체 조사 결과 평균 연금생활자들은 빠른 소득증가를 누리지만 청장년 세대는 지난 35년간 상대적인 풍요의 자리에서 보통을 훨씬 밑도는 쪽으로 밀려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자원 재분배에 나서지 않고 전 세대에 공정하게 혜택을 부여하지 않으면 젊은 층은 세대 간 사회계약의 파기를 원할 수도 있다"고 결론지었다.

이 같은 결론은 단순히 경고 차원이 아니다. 일본에서는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 2011년 국민연금 납부율은 48.6%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20∼24세 납부율은 25%에 불과하다. 연금을 내봤자 결국 손해 볼 게 뻔하다는 부정적 인식 때문이다. 반면 연금을 수령하는 노인층은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일본의 사회복지 전문가들은 현 추세라면 2040년에 국민연금이 고갈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렇게 되면 20∼30대 젊은 세대는 연금을 납부하고도 나중에는 아예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대폭 줄어든 연금액만 수령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도 일본의 판박이로 가고 있다. 여야가 공무원연금 개혁에 합의했다지만 이 역시 젊은 세대에 피해가 쏠리도록 설계돼 있다. 현재 연금 수령자나 50대 이상은 아무 피해도 없이 자신의 납부액보다 거의 3배나 많은 연금을 받는다. 결국 차액은 세금으로 메울 수밖에 없고 이 같은 재정적자분은 내년부터 70년 동안 1,238조원에 이른다. 이렇게 오르는 세금은 누가 부담하나. 후세대가 짊어질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만 혜택에서 소외된다는 지적을 의식한 여야 정치인들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현재의 40%에서 50%로 올리겠다고 큰소리쳤지만 대신 보험료율을 지금보다 20% 이상 높여야 한다는 지적에는 묵묵부답이다. 온전히 젊은 세대의 몫이니 국회의원 자기들과는 전혀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국회의 젊은 세대 무시는 이뿐만이 아니다. 노총과 공무원집단에 대한 눈치 보기와 인기영합에 정신을 팔다 보니 정작 통과돼야 할 경제 활성화 법안들은 철저히 외면해버렸다. 2020년까지 35만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효과가 기대되는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은 여전히 이익집단의 반대에 직면해 있다. 노동개혁, 공무원연금 개혁법안도 마찬가지다. 국회는 지금 온갖 이익집단의 해우소로 전락하고 있다. 조직화하지 않는 젊은 세대만 희생양으로 내몰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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