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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의 돛을 달고] 스스로 움직이게 만들어라
입력1999-03-02 00:00:00
수정
1999.03.02 00:00:00
崔圭東 (주)서울PR대표광고 일을 하다보면 다양한 유형의 오너들을 만나게 된다. 회사의 사활은 오너의 경영방식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껏 설립한 회사를 자기 손으로 쓰러뜨릴 위험이 있는 유형은「나홀로 바빠」형. 오너 자신이 모든 결정권을 쥐고 있는 경우다.
음식물 폐처리기계를 제조·판매하는 P유통. 카탈로그 제작 의뢰가 들어와 광고담당자를 만나러 갔다. 내가 자리에 앉자마자 사장의 험담부터 늘어놓기 시작했다. 다른 사원들 입에서도 오너에 대해 좋은 얘기가 나오는 것을 듣지 못했다. 좀 어리둥절했지만, 몇 번 그 회사에 드나들면서 이해가 갔다.
광고담당자와 협의한 내용은 사장에 올라가면 번복되기 일쑤였다. 모든 결정이 사장의 말 한마디에 의해 좌지우지되니 담당자는 아무런 권한도 없는 하수인에 불과했다. 한달이란 시간을 허비한 끝에 사장과 직접 만나 카탈로그 제작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그 사장은 전문가나 담당자의 의견을 수용하는 법을 몰랐고, 직원들을 믿지 못했다. 영업도 그랬다. 이 점포에 가면 이렇게 얘기하고, 저 점포에 가면 저렇게 얘기하라, 가격은 얼마까지 깎아주며, 얼마 이하로는 절대로 안 된다는 등 담당자가 결정할 사항까지 지시하는 식이었다. 모든 것을 사장이 통제하니직원들을 사장의 손발은 커녕 시키는 일이나 마지못해 하는 형편이었다.
목욕제품을 수입·판매하는 T교역. 사장은 만날 때마다 그는 『내가 우리 직원들 먹여살립니다. 도대체 쓸만한 직원이 없어요』라고 하소연을 해댔다. 직원들이 움직이질 않아 자기 혼자 바쁘고 힘들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회사 내부를 들여다보니 문제는 바로 사장 자신에게 있었다. 공문서 하나를 만들더라도 『이러이러한 내용이 부족하니 다시 써 보라』가 아니라 『이렇게 고쳐야 하잖아』하며 직접 고쳐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었다. 직원들 사이에는『어차피 사장이 손볼텐데...』하는 생각이 만연해 있어서 능동적으로 일하는 모습은 눈씻고 봐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사업체는 하나의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와 같다. 일정 궤도에 올라서면 오너가 직접 관여하지 않아도 회사가 스스로 움직인다는 얘기다. 오너는 커다란 방향만 잡아주고, 나머지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각 담당자들이「책임」과「권한」을 갖고 일할 수 있게 해야한다. 오늘의 키포인트. 「회사를 키우려면 먼저 조직원들의 역량을 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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