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로 STX조선해양 사장에서 대우조선해양 사장(내정자)으로 명함을 바꾸는 정성립(사진) 사장 내정자가 두 회사 간 시너지를 추진해 STX조선해양의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3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정 내정자는 지난달 말 STX조선 임직원에게 고별사를 담은 '5월의 편지(CEO 레터)'를 보내며 이같이 밝혔다. 정 내정자는 "회사(STX조선)가 자율협약을 졸업하는 날을 여러분과 함께 맞이하지 못해 아쉽지만 다행히 회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으로 간다"며 "같은 대주주(산업은행) 밑에 있는 만큼 두 회사의 협조·공조 시스템을 만들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내정자는 "STX조선의 원가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대우조선의 시스템과 노하우를 공유·활용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방법을 예로 들었고 "이번 사장 인사를 주도한 대주주의 뜻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정 내정자가 대우조선과 STX조선의 적극적인 시너지 계획을 밝힌 것을 두고 반응은 엇갈린다. 경영 정상화에 바쁜 STX조선은 환영하지만 대우조선의 경우 실적이 부진한 다른 중소 조선소와의 유대 관계 강화가 부담스러운 눈치다. 앞서 정 내정자를 '외부인사'라며 반대했던 대우조선 노동조합도 지난달 정 내정자로부터 '두 회사 간 합병이나 위탁경영 계획이 없다'는 신호를 받은 뒤에야 찬성으로 돌아섰다.
현재 4일(현지시간)부터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해양기술박람회(OTC)' 참석차 해외 출장 중인 정 내정자는 지난달 29~30일 경남 창원시의 STX조선 진해조선소에 들러 임원들과 환송회 등 마지막 일정을 보낸 뒤 이번 메시지를 보냈다. 진해조선소 방문 전에는 2006년 이후 9년 만에 대우조선 옥포조선소에 들러 업무 보고를 받았다. 정 내정자는 2001~2006년 대우조선 사장을 지냈다. 지난 공백에도 불구하고 정 내정자가 대우조선 현황을 훤히 꿰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임원들이 바짝 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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