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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주택공급 취지 퇴색" 반발

보금자리 분양가 주변시세 85%로 인상 추진에<br>"분양 끝난 강남·서초지구만 특혜" 비난도

보금자리주택의 분양가를 시세의 85%수준까지 높이는 법안이 추진되면서 저렴한 가격에 내 집 마련을 기대했던 무주택 청약 대기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실시된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 모습. /서울경제DB

정부가 보금자리주택의 분양가를 주변시세의 85% 수준으로 높이는 법 개정에 나서자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 당첨자들과 예비 청약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전예약 당첨자들은 본청약 때 분양가 인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고 청약저축에 장기 가입한 예비 청약자들은 분양이 완료된 시범지구 보금자리만 특혜를 받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정부는 이번 개정안을 아직 사전예약을 진행하지 않은 보금자리주택 3차 지구(광명 시흥,성남 고등)부터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1~3차 지구 사전예약 당첨자들은 본청약 때 확정되는 분양가에도 이 같은 기준이 적용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6일 국토해양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따르면 지금까지 본청약을 진행한 보금자리주택지구는 시범지구 가운데 서울 강남ㆍ서초 지구뿐이다. 이들 지구의 경우 본청약 당시 분양가가 서울 강남은 3.3㎡당 924만∼995만원, 서초는 964만∼1,056만원으로 사전예약시 추정분양가(1,030만∼1,150만원)보다 6∼13% 정도 낮아졌다. 정부는 특히 지난달 '보금자리주택 원가절감 방안'을 통해 오는 6월 중 본청약이 이뤄지는 위례신도시부터 보금자리주택 분양가를 사전예약 추정가보다 5∼10%가량 낮추겠다고 밝혀 당첨자들의 기대감을 한층 높여놓은 상태다. 그러나 이번에 보금자리주택 분양가 인상을 제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나서 혼란을 키우고 있다. 위례신도시 사전예약에 당첨된 K씨는 "사전예약 당시 추정분양가는 3.3㎡당 1,190만~1,280만원으로 보금자리 강남권 시범지구보다 훨씬 높았다"며 "본청약에서도 분양가가 전혀 인하되지 않는다면 억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남권 보금자리가 아닌 경기권 보금자리주택지구 당첨자들의 걱정은 더 크다. 주변시세 하락으로 보금자리주택의 분양가 경쟁력이 갈수록 사라져가는 상태여서 본청약에서의 분양가 인하를 기대해왔기 때문이다. 하남 미사지구 사전예약 당첨자인 L씨는 "정부가 강남 서초 보금자리 본청약 분양가를 저렴하게 해놓고 이제 와서 다른 지역 분양가는 올리겠다고 하면 이는 뒷북을 치는 행정"이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보금자리주택 청약을 기다리던 예비 청약자들도 상실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 보금자리주택 분양가가 서울 강남권은 주변시세의 50~60%, 경기권은 70~80% 수준에 공급되던 데 비하면 주변시세의 85% 수준은 너무 과하다는 것이다. 예비 청약자인 G씨는 "수도권 민간 아파트를 기준으로 한 주변시세는 이미 거품이 끼여 있는 상태인데 거기서 고작 15% 정도만 인하해 분양한다면 무주택 서민에게 공급한다는 취지를 완전히 무색하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싸게 주택을 공급한다는 취지만 가지고 무리하게 시작된 정책이 결국 장벽에 부딪힌 셈"이라며 "한동안은 이미 공급이 시작된 서울 강남권 지구에만 특혜를 줬다는 시비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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