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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銀 파업 이틀째] 불어나는 예금 인출로 ‘유동성 위기’
입력2003-06-19 00:00:00
수정
2003.06.19 00:00:00
이진우 기자
파업 이틀째를 맞은 조흥은행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예금 인출로 유동성 위기로 빠져들고 있다.
한국은행의 긴급 자금지원과 콜차입 등을 통해 하루하루를 어렵게 넘기고 있지만 앞으로 예금인출 사태가 계속되면서 `지급불능` 상태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까지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필요할 경우 유동성조절대출을 동원해서라도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다 갑작스러운 파업 탓에 초기에 예금인출이 집중됐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최악의 상황까지는 치닫지 않을 것으로 보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자금부족 규모 갈수록 증가=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파업 첫 날인 지난 18일 조흥은행에서 빠져 나간 예수금은 개인예금(8,600억원)과 기관예금을 합해 총3조원에 달했다. 이번 주 들어 18일까지 사흘간 빠져나간 예금은 4조원이 넘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이에 따라 조흥은행은 18일까지의 자금 부족 누계금액이 1조8,000억원에 달한 데 이어 오는 20일까지는 4조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흥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곧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지고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운 상황에 처할 지도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지급불능 사태까지는 안갈 듯=이 같은 예금인출 사태로 일각에서는 조흥은행이 예금이탈을 감당하지 못하고 지급불능 사태로 접어드는게 아니냐고 걱정하고 있다. 실제로 조흥은행은 한국은행을 통한 2조원의 자금수혈 외에도 지난 18일 하루에만 8,000억원을 하루짜리 콜금리로 빌리는 등 자금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 관계자들은 한국은행이 조흥은행의 유동성 부족분에 대해 충분한 지원의지를 밝히고 있는데다 이번 사태가 근본적으로 신용위험에 비롯된 것이 아니라 `자금융통차질`을 우려한 고객들을 중심으로 자금을 빼내가고 있다는 점에서 지급불능사태까지는 오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홍석주 조흥은행장은 “40조원에 육박하는 예금고를 갖고 있는데다 금융시장에서 충분히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유동성 부족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한근 한국은행 금융시장국장도 이날 “조흥은행이 지급부족 사태에 빠지지 않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자금 충분히 지원방침=한국은행은 조흥은행 파업사태가 금융시스템의 위험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이날 환매조건부채권(RP)매입을 통해 2조원을 지원한 데 이어 다른 은행들이 조흥은행에 콜자금을 빌려주도록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다음과 같은 대책을 마련, 시행할 계획이다.
또 자금 부족규모가 커질 경우 현재 3조원의 한도가 남아 있는 유동성 조절용 대출금을 추가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한은 관계자는 “유동성조절대출 한도를 추가로 증액해서라도 조흥은행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또 조흥은행의 자금 변동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조흥은행에 직원을 파견, 수시로 보고를 받기로 했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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