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변화가 필요할 때다.” “성공의 마지막 연결고리도 사라졌다.” ‘흔들리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6ㆍ미국)가 12년 지기 캐디인 스티브 윌리엄스(48ㆍ뉴질랜드)와 결별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21일 보도했다. 세계랭킹 20위까지 밀려난 우즈의 이번 결정이 그의 재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우즈는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나를 도와준 스티브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하지만 지금은 변화의 시기”라고 결단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 새로운 캐디로 누구를 고용할 것인지, 언제부터 대회에 나설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여론은 일단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는 쪽이다. ESPN은 “우즈는 그 동안 두 명의 스윙코치(부치 하먼과 행크 헤이니), 그리고 아내와 헤어졌다. 10억달러 넘는 상금을 벌어준 퍼터를 바꿨으며 건강도 예전 같지 않다. 하지만 윌리엄스가 곁에 있었다”고 썼다. 전성기 때 기량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보안장치마저 잃게 됐다는 해석이다. 골프선수에게 캐디의 역할은 상상 이상이다. 코스를 파악해 정보를 제공하는 일부터 심리상태를 체크하며 조언하는 것까지 캐디의 몫이다. 윌리엄스는 1999년부터 우즈와 250여개 대회에서 호흡을 맞추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 63승(메이저대회 13승 포함) 등 72차례 우승에 힘을 보탰다. ‘특급 보좌관’ 역할을 하며 한때 연간 100만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리기도 했던 윌리엄스는 때로 역할이 도를 지나쳐 구설에 올랐다. 2002년 스킨스게임 때 한 팬이 스윙하는 우즈의 사진을 찍자 카메라를 빼앗아 연못에 던진 일화는 유명하다. 또 2004년 US오픈 때는 우즈의 연습 스윙을 취재하던 사진기자의 카메라를 발로 걷어차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우즈는 “내 성공에 큰 역할을 한 캐디이자 친구 윌리엄스가 앞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2주 전 해고 사실을 통보받은 뒤 함구하기로 약속했다는 윌리엄스는 “놀라긴 했지만 충격을 받지는 않았다. 결별의 이유가 있지만 그건 우리 사이의 일”이라고 말했다. ‘모든 것을 다 바꾼’ 우즈가 달라진 팬들의 마음까지 바꾸기 위한 방법은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일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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