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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열 하나금융지주 사장이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다음날인 12일 금융당국의 핵심 관계자는 "조만간 (이번 상황과 관련해) 하나 측에서 뭔가 그림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의 표명의 배경이 일각에서 관측하듯 경영진 간 갈등보다는 외환은행 인수와 그 이후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그의 발언은 김 사장 사의 이후 예상됐던 하나금융 지주 후계 구도에 변화된 시나리오를 그리게 만들 수 있다. 향후 최고경영진의 구도가 당초 생각과 달리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유력하게 나오고 있는 관측이 김 사장의 이번 행보가 '선 사퇴, 후 복귀'를 위한 수순이라는 것이다. 일단 사퇴했지만 김승유 회장이 추후 물러날 경우 후임자로 다시 컴백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이 같은 그림은 김 회장이 후선으로 물러난 뒤 김 사장이 후계자로 돌아올 수 있음을 보여주며 김 사장이 파워게임에서 밀려난 것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과도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 회장이 오는 3월 주총에서 1년 연임을 할 경우 내년 주총에서 돌아오고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3월 주총에서 곧바로 컴백하는 형식이다.
◇김승유 회장 연임이냐, 포기냐=김 사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가장 큰 관심은 김 회장의 거취다. 김 회장은 김 사장의 사의 표명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연임에 대해 내가 결심한 것이 있다. 인수 승인이 나면 얘기하겠다"면서 우회적으로 연임 포기 의사를 내비쳤다. 금융당국의 고위 관계자도 비슷한 뉘앙스의 전망을 했다.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성공적으로 인수하기 위해서는 김 사장이 말한 것처럼 "원활한 인수를 위한 대의"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보다 '통 큰 희생'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 경우 김 회장이 과감하게 연임을 포기한 뒤 후계자들에게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인수를 맡기는 방식을 택하고 자신은 명예회장 등을 맡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하나금융 내부에서는 김 회장이 1년 더 연임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하나은행 임원진도 최근 김 회장에게 연임해달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찌됐든 추후 물러날 경우 현실적으로 회장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은 2인자 역할을 해온 김 사장을 생각할 수 있다. 일부에서 물러난 윤교중 전 부회장을 얘기하기도 하지만 세대 교체와 업무의 연속선상에서 김 사장이 컴백하는 것이 맞다는 설명이 적합해 보인다.
물론 외부 영입 가능성도 없지 않다. 김 회장은 지난 2010년 11월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계약을 맺은 뒤 "저는 언제든지 임기가 되면 좋은 분을 모시려고 한다"며 "내부 사람이어야만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폭넓게 사람을 찾겠다"고 설명했다.
실제 김 회장은 2008년 회장 임기가 만료되기 전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을 찾아 하나금융지주의 회장을 맡아달라고 했다. 최종과정에서 김 회장의 연임으로 360도 상황이 바뀌었지만 그만큼 외부인사 영입을 꺼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통합 작업이 제대로 되려면 카리스마를 지닌 지도력이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연임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1년 정도 추가로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고 이후에 물러나는 그림이다.
◇후계 구도 인물들은 누가 있나=또 하나의 변수는 김정태 하나은행장이다. 재임 4년을 넘긴데다 회장이 바뀔 경우 후선을 위해서라도 물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주회사에서 더 큰 역할을 맡을 수 있고 차기 회장 구도에 포함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찌됐든 후계에 상당한 변화는 불가피하다.
현재 은행에서는 이현주 부행장과 김병호 부행장이 차기 경영진 후보로 유력하다.
한국투자금융 출신인 이현주 부행장은 전략담당 부행장을 지내며 외환은행 인수작업을 진두지휘했다. 영업경험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지난해 7월 영업담당 부행장을 맡으며 사실상 윗선에서 경력관리를 해주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을 정도였다.
김병호 부행장도 한국투자금융 출신으로 김 회장의 복심을 알고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현재 재무담당을 하면서 하나은행의 핵심라인에 서 있다는 점에서 차기 경영진 후보로 손색이 없다는 말이 나온다.
또 한 명의 유력 주자로 거론되는 김인환 중국 법인장은 하나금융의 핵심사업 중의 하나인 중국영업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법인장은 김 회장, 김 사장과 함께 보람ㆍ충청은행 인수와 서울은행 인수작업을 실무선에서 총책임진 하나금융의 명실상부 브레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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