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발맞춰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는 가운데 지난해 은행들이 아파트 단지에 대해 ‘노마진’을 감수하면서까지 출혈경쟁을 벌였던 집단대출 금리도 인상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시중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 무차별적인 외형확장 경쟁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가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은행들의 대출금리는 잇따라 연7%대로 진입하고 있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시공사와 계약을 맺고 입주자들에게 중도금 등을 대출해주는 집단대출의 금리경쟁이 ‘11ㆍ15 대책’ 이후 가라앉고 있는 분위기다. 은행권의 집단대출 취급 담당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집단대출 가산금리는 CD 금리에 대해 0.5% 이하로 제시됐지만 11ㆍ15 대책 이후 0.60~1.0% 수준으로 상승했다.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외형 확장에 나서면서 새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지역에서의 선점효과를 노려 경쟁은행보다 가산금리를 낮추며 고객 잡기에 매진했었다. 예컨대 농협은 집단대출 금리로 지난해 11월 경기도 성남 도촌 지역 아파트단지에서 집단대출 금리를 CD에 대해 0.05%포인트 올려 적용했고 국민은행은 서울 성동구의 한 재건축 아파트에 0.55%의 가산금리를 제시한 바 있다. 신한과 우리은행은 0.50% 이하의 가산금리를 제시하며 고객 유치에 집중했다. 그러나 정부의 부동산 규제 수위가 높아지고, 이로 인해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을 조짐을 보이면서 은행권에서 출혈경쟁을 자제하는 방향으로 대출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의 집단대출 담당자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한 집단대출 건은 1.0%포인트가 넘는 가산금리를 붙이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의 지급준비율 인상 여파로 CD금리가 급등하면서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잇따라 7%대에 진입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변동금리형 주택대출 금리는 연 5.91∼7.01%로 연 7%대를 넘어섰다. 우리은행도 연 5.81∼7.11%를 적용 중이다. 현재 국민은행은 5.99~6.99%, 하나은행은 6.13~6.83%의 금리를 적용 중이지만 CD금리가 계속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조만간 7%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CD금리는 지난 15일 기준 4.93%로 2002년 11월8일(4.93%) 이후 4년2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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