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도 여성 상위시대'
재혼인 여성과 결혼하는 초혼 남성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연상 여성, 연하 남성이 혼인하는 일명 '연상연하' 부부도 꾸준히 증가해 처음으로 4만쌍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결혼 적령기 인구에서 남성 비중이 더 높은 남초 현상에 더해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상승하면서 결혼 풍속도가 변화하는 것이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혼인ㆍ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32만7,1000건으로 전년 대비 0.6% 감소했다.
남녀 모두 초혼인 경우가 전체 혼인의 78.6%로 가장 많았고 남녀 모두 재혼인 경우는 11.5%였다. '남자 재혼+여자 초혼'은 전체 혼인 중 4.1%를 차지해 전년 대비 0.1%포인트 줄었고 '남자 초혼+여자 재혼'은 5.8%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늘었다. 전체 혼인 유형 중에서 결혼 건수가 늘어난 것은 '남자 초혼+여자 재혼'이 유일하다. 이재원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지난해 성혼 사례를 분석해보니 여성들이 크게 부각되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결혼시장에서 여성의 입지가 좀 더 단단해지고 있는 셈이다.
연상연하 부부도 증가 추세다. 지난해 남자 연상 부부의 비중은 68.2%로 여전히 가장 높았으나 여자 연상 부부의 비중도 15.6%에 달해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동갑 부부(16.2%)의 비중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자 연상 부부는 지난해 4만쌍에 달해 사상 처음으로 3만대 벽을 뛰어 넘었다. 또한 여자 연상 부부의 비중은 2011년 15.3%에서 2012년 15.6%로 상승해 유일하게 오름세를 보였다.
고령화에 따라 결혼 연령도 점점 늦어지고 있다.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2.1세, 여자 29.4세로 각각 전년 대비 0.2세, 0.3세씩 상승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남녀 모두 2.4세씩 결혼 시기가 뒤로 미뤄졌다.
한편 지난해 총 이혼 건수는 11만4,300건으로 전년과 비교해 변동이 없었다. 인구 1,000명당 이혼율을 의미하는 조이혼율도 2.3건으로 전년과 같았다.
다만 평균 이혼 연령은 남자 45.9세, 여자 42.0세로 오름세를 이어갔으며 이혼 부부의 평균 혼인 지속기간은 13.7년이었다.
이와 더불어 혼인한 지 20년 이상 된 부부의 이혼 비중은 전체 이혼 건수 가운데 26.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2011년에는 결혼 4년차 이혼이 3만700건으로 20년차 이상 이혼(2만8,300건)보다 많았지만 2012년에는 2만8,200건 대 3만200건으로 처음으로 수치가 역전됐다. 신혼부부보다 중년 부부의 이혼이 더 많아진 셈이다. 고령화에 따라 평균 수명이 늘면서 현재 삶의 여건을 바꿔보려는 유인이 더욱 커졌다는 게 통계청의 배경 설명이다.
한편 미성년 자녀가 있는 부부의 이혼 비중은 52.8%로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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