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전계열사가 오는 2013년 '상시적 R(리스크) 경영'에 나선다. 내년 매출 성장률 목표치를 올해 성장률 예상치보다 낮게 잡고 저성장 기조 장기화 등 경영악재에 즉각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30일 삼성 주요 계열사들에 따르면 이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3년 경영계획'안을 마련해 그룹 미래전략실에 전달했다. 미래전략실은 이를 토대로 각 계열사들과 협의를 거쳐 11월 중 내년 경영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삼성이 '상시적 R 경영'을 키워드로 정한 데는 일부 부서 및 계열사들의 시나리오 경영은 일시적일 뿐 아니라 내년에 급변할 경영환경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세부 방안을 보면 계열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월별ㆍ분기별로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는 데서 한발 더 나이가 주 단위 등 상시적으로 위기요인을 점검해 필요할 경우 경영계획 및 전략 등에 즉각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다 삼성은 현재 가동 중인 '재무위험관리정책 프로그램'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이 프로그램은 본사와 국내외 지법인ㆍ종속회사 등과 연계해 재무위험을 평가,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이를 강화해 재무안전성 확보에 주력한다는 것이 삼성의 포석이다.
아울러 삼성은 미래 준비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는 늘리지만 자칫 경영에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시설투자의 경우 계획대로 집행하기보다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통상 연초에 시설투자 계획을 세우면 연말까지 계획된 금액을 거의 집행하는 것이 삼성의 보이지 않는 원칙이었다"라며 "하지만 내년에는 상황이 좋지 않으면 계획된 투자를 아예 내년으로 늦추는 등 투자도 탄력 있게 집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계열사들의 내년 매출 성장률은 올해 예상 성장률보다 소폭 낮은 평균 10%대 중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예상 매출(200조원)을 감안할 때 지난 2011년보다 20% 이상 성장하게 된다. 하지만 내년 매출 성장률은 13~15%대, 예상 매출은 230조원대로 증권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또 다른 삼성 관계자는 "내년이 상시적 리스크 경영의 첫 해가 될 것"이라며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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