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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日서 30년만에 철수

LCD TV·MP3등 영상·음향가전시장<br>가격경쟁력 약화따라 온·오프라인 판매 중단 <br>"반도체·LCD모니터등 B2B시장은 유지할것"

삼성전자가 일본의 소비자가전시장에서 30년 만에 철수했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반도체ㆍLCD 등 전자부품 공급은 계속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말부로 LCD TV 등 영상ㆍ음향 가전제품 온ㆍ오프라인 판매를 중단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LCD TV와 MP3 등을 판매했으나 앞으로 일본을 겨냥한 제품의 생산 및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하지만 반도체와 LCD 모니터 등의 일본 내 B2B(기업 대 기업)시장은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일본시장의 폐쇄성에 고전을 면치 못하다 관련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원고(엔저)에 따른 가격상승까지 겹치면서 삼성전자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된 것이 직접적인 철수 계기로 파악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글로벌시장에서 일본의 소니ㆍ파나소닉 등을 제치며 1등 제품으로 부상했지만 일본 내부 시장의 높은 벽은 끝내 뚫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시장은 단일 규모로 세계 2위이고 가전의 본산인 일본에서의 성공체험은 매우 중요하다”며 “삼성전자의 철수는 시장공략 실패를 자인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내부 전략변화에 따른 결정일 뿐 일본시장 진출 실패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일본 일반소비자 대상으로 한 온ㆍ오프라인 연간 판매 규모는 700억~800억원가량으로 전체 일본 매출 1조엔 중 1% 미만”이라며 “일본이 최첨단 테스트마켓이어서 소규모로 판매했지만 테스트마켓의 필요성이 줄어들어 중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예를 들어 LCD TV의 경우 일본시장보다 유럽시장이 훨씬 중요한 테스트마켓이라는 얘기다. 아울러 삼성전자 측은 일본 소비자에 맞는 스펙을 개발해야 해 비용이 많이 들고 워낙 일본 디지털미디어시장의 경쟁이 치열해 수익성이 좋지 않는 점도 철수 이유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본시장의 필요성이 생기면 언제든지 다시 진출할 수 있다”며 “지금은 북미와 구주에 집중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반면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오히려 일본 가전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와인 셀러 냉장고와 휴대폰을 일본시장에 출시한 데 이어 올 들어 스팀 트롬 세탁기 등을 잇따라 내놓는 등 현지에서 브랜드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스팀 트롬 세탁기는 일본 제품보다 10% 이상 비싸게 팔고 있다”며 “지난해 매출액은 200억엔(약 1,600억원)으로 올해는 이보다 매출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 고객의 까다로운 입맛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면 세계 어디서나 성공이 가능하다”며 “폐쇄적인 일본시장은 한번에 매출이 올라가는 시장이 아닌 만큼 지속적으로 공략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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