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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5월21일] <1401> 33시간 혁명


1927년 5월21일 밤9시52분, 파리 상공. 린드버그의 시야에 에펠탑의 실루엣이 들어왔다. 30분 뒤 그는 수많은 관중의 호롱불과 자동차 헤드라이트 불빛으로 불야성을 이룬 르부르제 공항에 내려 앉았다. 최초의 대서양 단독횡단 비행에 걸린 시간은 33시간30분. 성공하기까지 그는 숱한 고비를 넘었다. 육군비행학교를 졸업하고 항공우편 조종사로 체공 2,000시간을 쌓으며 키운 꿈은 1926년 9월과 11월 두 차례 추락사고에도 꺾이지 않았다. 실업가들의 도움으로 1만580달러를 들여 제작한 ‘세인트 루이스의 정신’호에 보다 많은 연료를 싣기 위해 라디오와 무전기ㆍ낙하산마저 가져가지 않고 유리창 자리마저 연료통으로 가렸다. 세계는 26세 영웅의 탄생에 환호했다. 공항에 내린 린드버그는 한 시간 동안 땅을 못 밟았다. 파리 시민 10만여명이 그를 어깨에 태우고 행진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쿨리지 대통령은 귀국하는 그를 위해 순양함을 보냈다. 뉴욕에서는 100만 환영인파가 몰렸다. 호텔왕 오티그가 내건 상금 2만5,000달러(요즘가치 약 100만달러)도 챙겼다. 키 191㎝의 훤칠한 미남, 세계 최고의 신랑감으로 떠오른 그는 결혼에서도 화제를 뿌렸다. 파티에서 만나 1929년 결혼한 신부의 아버지는 주멕시코 미국 대사로 임명되기 전까지 금융재벌 모건하우스를 경영했던 인물. 린드버그의 아버지인 찰스 린드버그 시니어 하원의원이 일찍이 미국을 갉아먹는 탐욕적 투기자본이라고 비판했던 모건하우스와 연을 맺은 셈이다. 린드버그는 훗날 20개월짜리 아들의 유괴살해라는 시련을 겪었지만 ‘33시간 혁명’이 주는 감동은 여전하다. 린드버그의 아버지가 경고했던 투기자본이 야기한 글로벌 경제위기를 넘을 새로운 도전이 잇따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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