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올해 바이오 등의 새로운 성장주에 힘입어 710선을 넘어 작년 말보다 31.5% 올랐다. 전날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은 192조6,01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올해 중형주와 소형주의 상승률이 각각 27.5%, 32.5%로 대형주(8.4%)를 크게 웃돌았다. 에프앤가이드가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를 대상으로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국내 액티브 주식형 중·소형주 펀드가 올해 20.75%의 수익률을 올렸다. 중·소형주 펀드 수익률은 일반 주식형 펀드(12.73%)와 배당주 펀드(12.88%)보다 높다.
덩치가 작은 종목들이 강세를 펼치면서 젊은 펀드매니저들이 주로 운용하는 중·소형주펀드도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애널리스트 출신 30대 중반의 펀드 매니저가 운용하는 ‘NH-CA대한민국No.1중소형주펀드[주식]Class Ci’는 연초 이후 38%의 수익률을 올렸다. 운용 책임자인 홍정모 펀드매니저는 석유·화학 트레이더에서 정보기술(IT) 애널리스트를 거쳐 운용업에 입문한 지 2년이 안 되는 새내기다. 대신자산운용의 김명식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대신성장중소형주펀드[주식](Class C-e)’도 연초 이후 36.5%의 성과를 내고 있다. 김 매니저 역시 30대 중반의 경력 5년을 넘긴 대리·과장급이다. 1979년생으로 경력 5년의 이하윤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가 맡은 ‘마이다스미소중소형주펀드(S-1)’의 연초 이후 수익률도 33.4% 수준이다. 동갑내기 이현진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매니저가 운용 중인 ‘미래에셋성장유망중소형주증권자펀드1(주식)종류A’도 32.0%의 성과를 내고 있다. 40대 초반의 이강국 현대자산운용 펀드매니저가 책임자인 ‘현대강소기업펀드1[주식]종류C-s’의 3년 수익률은 현재 101%를 기록했다.
이처럼 1970년대 중후반에서 1980년대 초반에 태어난 젊은 펀드매니저들은 전기전자(IT)와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바이오 등의 성장 중·소형주에 주목하면서 운용 성과를 내고 있다. 대다수 투자 업종과 종목이 최근 생활 트렌드를 반영하거나 젊은이의 관심 분야이다 보니 이들 젊은 매니저들이 비교적 쉽게 종목 분석과 매매에 나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경험이 적은 대신 상대적으로 과감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운용 규모가 작은 데다 경험이 적은 탓에 지수가 하락할 때는 자칫 위험 관리에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안고 있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펀드매니저 세계에서도 30대가 보다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해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업계의 젊은 펀드매니저 일부는 최고경영자(CEO)가 모바일과 게임 등 신사업 분야 투자를 자제하라고 요구하자 아예 삼삼오오 회사를 나가서 부띠끄(유사 자문사)를 차리기도 했다. 한 운용사의 관계자는 “대표급 매니저가 되면 큰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기 때문에 과감한 매매를 피하게 된다”며 “다만, 새로운 분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못하는 단점이 있지만, 오랜 경험으로 위험 관리는 탁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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