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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협·이산가족상봉 의제 채탤될 듯

남북 2차 준비접촉 해설「쉬운 것부터 한 걸음씩」. 27일 2차 준비접촉에서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의 실무절차가 사실상 타결됐다. 의전·통신·경호 등 양측이 상호 합의하기 용이한 문제부터 풀어낸 것이다. 오는 5월 3일 3차 접촉에서는 실무절차에 대한 합의문이 도출될 것이 확실시된다. 이와 관련, 박재규(朴在圭) 통일부장관은 『2차 접촉만 놓고 보면 80점 정도가 될 것』이라며 나름대로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렇게 남북 양측이 순조롭게 실무절차에 합의함에 따라 까다로운 의제문제에 대해서도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차 접촉에서 북측이 의제문제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유연한 입장을 보여 정상회담 가도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남과 북이 각각 1차와 2차 접촉에서 의제문제에 관해 카드를 제시한 만큼 자연스레 오는 3차 접촉에선 접점을 좁혀 가는자리가 될 전망이다. 북측은 2차 접촉에서 남측이 첫 접촉에서 제시한 대북 경협지원, 이산가족 상봉, 평화공존, 당국간 대화 상설화 등 베를린 4대선언의 의제 채택에 대해 일부 수용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산가족 문제와 관련해서도 전향적인 입장을 나타내 남측 대표단을 고무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양영식(梁英植) 수석대표는 『북측도 우리측 기본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나왔다고 생각한다. 지켜봐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북측이 그동안 이산가족을 반동으로 간주, 상봉논의 자체를 꺼려 온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진전된 것이다. 북측 김령성 수석대표도 회담이 잘됐느냐는 질문에 『잘됐다. 여러가지 문제에 합의가 있었다』고 밝혀 회담전망을 밝게 했다. 남측은 이날 북한 농업구조 개선과 사회간접자본(SOC) 협력의 뜻을 거듭 밝히며 이산가족 생사확인과 면회소 설치 등에 대해 북측의 성의있는 답변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북측은 근본문제 해결 원칙을 들어 정상회담에서 7·4 공동성명의 자주·평화·민족 대단결을 중점 논의할 것을 주장했으나, 주한미군 철수와 국보법 철폐 등 선행과제를 완강히 고집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의 선결 조건을 고집해 회담을 파행으로 몰고 갈 우려는 일단 사라진 셈이다. 梁수석은 북측이 근본문제를 제기했느냐는 질문에 『(비공개 원칙때문에) 밝힐 수 없으나 이번 접촉은 생산적, 실무적인 논의였다』고 밝혀 접촉이 원만하게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대신 북측은 극심한 경제난 극복을 위한 경협과 대북지원에 대한 남측의다짐과 이행 스케쥴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관측된다. 梁수석은 또 『의제문제와 절차문제에 대해 광범위하게 논의했으며, 양측은 절차문제에 대해 합의문을 작성할 수 있을 정도로 의견 접근이 있었다』고 밝혔다. 양측은 의전, 통신, 경호 등의 절차 문제는 지난 94년 실무합의의 선례를 준용, 새로운 상황에 맞춰 수정ㆍ보완하는 방식으로 별도의 실무자 협의를 개최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접촉에서 梁수석이 『민족과 세계가 기대하는 만큼 합의를 도출해 기대에 부응하자』고 말한 것에 대해 북측 김령성 단장은 『한뜻으로 임하면 좋은 반향이 있을 것』이라며 (마음이 지척이면 천리도 지척이라는) 천리비린(千里比隣)이라고 화답했다. 고광본기자KBGO@SED.CO.KR 입력시간 2000/04/27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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