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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담보로 체제보장 노린듯

■ 美에 불가침조약 제의북한이 25일 미국에게 불가침 조약을 체결하자고 전격 제의한 것은 핵 문제 해결의 기본 전제로 자주권 및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요구로 해석된다. 하지만 북측의 제의에 미국이 순순히 응할 가능성은 높지않다. 더욱 큰 문제는 이 같은 북한 입장에 대한 한ㆍ미ㆍ일의 대북 공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당장 27일 멕시코에서 열릴 3국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일본이 핵 포기 우선을 내세우는 미국을 선(先) 대화 쪽으로 돌려 놓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북, 불가침조약 제의 속셈 핵을 체제 보장의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제네바 합의의 폐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확실히 체제 보장을 확약 받겠다는 것. 이런 맥락에서 북한이 불가침 조약을 제의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법적 효력이 정치적 선언에 불과한 제네바 합의를 불가침 조약으로 대체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에서는 최근 한ㆍ미ㆍ일 3국의 대북 공조에 이상기류를 감지한 북측이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계 개선 움직임이 완연한 한ㆍ일 양국을 이용, 미측을 설득하게 하는 우회적인 전술을 구사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반도 정전협정 대체와 주한미군 철수를 위한 것이란 분석도 있지만 사안의 급박성에 비춰볼 때 현실감은 떨어진다. ◆한ㆍ미ㆍ일, 대북공조 균열 가능성 공식적으로 3국의 대북 공조 의지는 확고하다. 하지만 그 속사정을 살펴보면 그리 간단하지 않다. 특히 미국이 핵에 대한 종전 입장을 고수하면서 북측에 압박을 계속 가할 경우 우리 정부로서는 난처한 입장에 처할 확률이 높다. 미국도 3국 공조에 틈이 노정되는 상황을 원치 않을 것으로 보여 북측의 제의에 당분간 원론적 수준의 대응을 할 가능성이 크다. 최성홍 외교부 장관은 25일 북측의 불가침 조약에 대해 "북측의 첫 공식 반응인 만큼 세밀히 검토해 봐야 겠지만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 한ㆍ미간 이견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북한과 미국의 팽팽한 입장차에도 불구하고 양측 공히 표명하고 있는 대화의지를 살려 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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