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지난 3년간 국내외 증권사에 8,370억원어치의 주식을 빌려준 대가로 268억원의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을 빌린 기관은 대부분 공매도나 자금결제용으로 대여주식을 활용했다.
21일 홍문표 새누리당 의원(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국민연금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12년 97억원, 2013년 60억원, 2014년 110억원 등 최근 3년간 주식 대여를 통해 총 268억원의 수수료를 벌어들였다. 연간 평균으로 따지면 89억원이다.
국민연금이 주식대여로 수수료를 가장 많이 챙긴 종목은 대우인터내셔널(047050)로 14억1,800만원이었다. 이어 대한한공(7억5,321만원), 씨젠(096530)(5억1,198만원), 에스엠(041510)(5억1,007만원), 롯데하이마트(071840)(4억5,919만원) 등의 순이었다. 국민연금이 최근 3년간 주식을 대여해준 종목은 204개이며 주식 수 총 누계는 1억9,987만주로 한 종목당 평균 97만9,759주를 빌려줬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8,370억원(2월10일 기준)으로 국민연금이 현재 보유한 전체 주식 시가총액(49조5,000억원)의 1.6% 수준이다.
국민연금이 기관투자가에게 빌려준 주식의 대부분은 공매도로 활용돼 증권 시장에서 주가 하락이나 지수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국민연금은 주식 대여로 이자수익을 얻고 기관투자가는 공매도 후 재매수해 차익을 얻지만 개인투자자는 공매도된 주식을 갖고 있다가 손실을 보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주식 대여 및 공매도에 따른 폐해를 줄이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 의원은 "국민연금이 기관에 빌려준 주식이 결국 일반 개인투자자의 손실이 예측되는 공매도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공매도로 이어지는 국민연금의 주식 대여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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