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자영업자 증가세를 더 이상 이같이 규정 짓기는 힘들게 됐다. 올해 6월까지 자영업자가 무려 11개월째 늘어나고 있는데 매달 증가 규모도 15만명을 넘어섰다. 이 정도면 자영업자는 추세적인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볼 수 있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50만명 돌파라는 고지를 넘은 신규 취업자 수가 9개월 만에 40만명 밑으로 내려오며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자영업자는 11개월째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자영업자는 583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만9,000명(3.0%) 늘었다.
무급가족종사자를 합한 비임금근로자는 715만8,000명으로 4월 이후 줄곧 700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자영업자나 다름없는 영세한 1~4인 중소기업들을 포함하면 자영업 종사자는 이미 8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종사상지위별 취업자 증감 추이를 보면 임금 근로자는 5월 30만9,000명 증가했던 것이 지난달에는 21만 2,000명 증가하며 증가폭이 10만명가량 꺾였다.
반면 자영업자와 무급가족 종사자를 합한 비임금근로자는 5월 16만3,000명 증가에서 지난달 15만3,000명 증가로 증가폭이 불과 1만명만 줄어들었다. 전체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은 임금근로자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며 자영업자의 높은 증가세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증가 추세라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증가폭이다. 지난해 8월 5만3,000명을 시작으로 9월 8만8,000명이 늘어났던 자영업자는 정부가 '고용 대박'을 외쳤던 지난해 10월 10만7,000명으로 늘더니 올해 4월 이후로는 꾸준히 15만명 이상의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산업별 신규 취업자 숫자도 자영업자의 증가세와 흐름을 같이한다. 임금 근로자가 주축인 제조업에서는 고용이 줄고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도매 및 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 등에서 고용이 늘고 있다.
6월 신규 취업자가 제조업에서 5만1,000명, 농림어업에서 2만1,000명이 줄어든 반면 도매 및 소매업은 6만3,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은 5만9,000명이 늘어났다. 비교적 탄탄한 일자리라고 볼 수 있는 제조업의 고용여건이 악화되면서 자영업으로 내몰리는 구직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50대 이상 베이비붐 세대의 노동시장 진입이 최근 취업자 수 증가세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대부분 재취업보다는 창업을 택하는 이들 연령대가 노동시장에 활발하게 진입한다는 것은 곧 자영업자의 증가를 의미한다.
실제 6월의 경우 50대 미만 전 연령층에서 취업자가 줄어든 반면 50대 이상의 취업자만 큰 폭으로 늘어났다.
6월 연령대별 신규 취업자는 15~29세가 2만9,000명, 30대가 7만명, 40대가 4,000명 줄었지만 50대는 24만6,000명, 60세 이상은 22만2,000명이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베이비붐 세대의 자영업자 전환으로 전체 취업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으나 이들은 영세 자영업자가 대부분이라 고용의 질이 악화되고 지난친 과다경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황수경 KDI 연구위원은 "국내 자영업자가 최근 수년간 꾸준히 줄어오다가 중고령자를 중심으로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추세적인 증가세로 전환됐다"며 "현재와 같은 경기상황에서는 자영업자가 계속 늘어나면 자영업의 유효경쟁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이날 이 같은 통계를 의식한 듯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개인적으로 창업 가능성을 높이고 사회적으로는 높은 부가가치가 창출될 수 있도록 경력과 전문성 등을 활용한 준비된 창업을 위해 정부와 기업, 국민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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