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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이슈] 효성의 위기 <하> 험로 걷는 사업

3년째 매출 제자리… '제 2스판덱스' 안보여

오너家 갈등 지속땐 그룹 소용돌이 빠질수도


효성그룹 오너 일가의 갈등과 각종 송사가 최근 관심을 끌고 있지만 정작 우려스러운 것은 효성의 사업실적이다. 실적이 수년째 제자리걸음인데다 갤럭시아그룹·진흥기업 등 '계열사 리스크'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효성의 캐시카우가 될 '제2의 스판덱스'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오너가의 갈등이 사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째 12조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영업이익 6,003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만도 4,77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실적개선 조짐이 보이고 있기는 하나 주력인 스판덱스 사업을 제외하면 현재 상태로서는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가장 큰 문제는 사업 포트폴리오와 계열사 리스크다.

효성의 전사 영업이익에서 스판덱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50~60%에 달한다. 스판덱스를 제외한 나머지 사업은 최근에야 간신히 부진에서 벗어났다.

중공업 부문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계속 적자를 기록했다. 과거의 저가 수주로 지금도 수익성 개선이 느리다.

건설의 경우 2008년 효성이 인수한 진흥기업이 발목을 잡고 있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상태인 진흥기업은 지난해 적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올 상반기 들어 다시 영업손실 131억원을 기록하는 등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섬유업계에서는 스판덱스의 중장기 경쟁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섬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섬유업계가 지난해 총 43만톤의 스판덱스를 생산하며 세계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며 "효성의 품질을 따라잡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 역시 "일본이 엔저로 가격을 낮추고 중국은 품질에서 급성장하고 있다"며 효성의 '샌드위치 위기'에 대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효성은 미래 먹거리로 폴리케톤·탄소섬유 등 신소재와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녹록지 않다. 폴리케톤은 현재 연 1,000톤 규모로 생산되고 있다. 연말까지 연산 5만톤 규모의 신규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지만 비슷한 제품을 생산하는 유럽·일본 기업들과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탄소섬유는 전 세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선점한 일본 도레이가 진입장벽이다.

ICT 사업은 아직 뚜렷한 성공사례를 찾기 힘들다. 주력 계열사인 효성ITX의 경우 콜센터 사업을 중심으로 지난해 2,878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조현준 효성 사장이 직접 챙겼던 갤럭시아컴즈·갤럭시아디바이스 등은 적자난을 이어가며 효성 실적의 발목을 잡아오다 조석래 효성 회장이 사재를 털어 인수하는 쪽으로 귀결됐다.

물론 효성 측은 오너가의 갈등이 사업적으로 거의 연관돼 있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다. 오히려 그룹의 사업적 내용은 나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효성 관계자는 "매출보다 영업이익률을 꾸준히 높이며 내실을 키우는 과정"이라며 "스판덱스가 그랬듯이 탄소섬유· 폴리케톤 등 신소재 사업도 중장기적으로 육성해 미래를 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집안의 갈등이 계속될 경우 효성의 미래 신사업에 결정적인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재계 인사들은 우려한다. 효성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사업만을 놓고 보면 위기 국면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지배구조 문제가 지금처럼 뇌관으로 남아 있을 경우 티끌만한 유동성 문제라도 생기면 그룹 전반이 순식간에 소용돌이에 빠져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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