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세계적인 강호들을 모조리 물리쳤던 양용은(34ㆍ게이지디자인)은 우승 직후 부진한 징크스가 있다. 16일 개막한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던롭피닉스토너먼트(총상금 2억엔)에서도 첫 발걸음이 무거웠다. 양용은은 일본 미야자키현 피닉스골프장(파70ㆍ6,907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는 1개에 그치고 보기 5개를 범해 스코어카드에 4오버파 74타를 적어냈다. 페어웨이 좌우에 굵게 자란 해송이 즐비한 코스에서 티샷이 좌우로 흔들린 탓이었다. 순위는 공동57위. HSBC챔피언스 격전에 이어 한국에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낸 직후 일본으로 날아간 양용은은 피로가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다. 1, 3, 4번홀에서 잇달아 보기. 이후 파 행진을 벌이던 그는 13번홀(파4) 첫 버디로 분위기를 바꾸는 듯했으나 17번홀(파3)과 18번홀(파5)에서 연속해서 그린을 놓쳐 보기 2개를 보탰다. 그러나 양용은 골프의 또 다른 특징은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강해진다는 점. 실제로 그는 올 시즌 JGTO에서 예선(1ㆍ2라운드) 평균타수가 10위지만 3라운드와 4라운드는 나란히 선두와 근소한 차로 3위에 랭크돼 있다. 그도 "대회 후반으로 가면서 잘 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첫날 부진했지만 큰 부담은 없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3언더파 공동3위로 순항을 시작했다. 10번홀에서 출발한 우즈는 12번홀에서 보기 먼저 기록했지만 이후 버디 5개를 뽑아내고 보기는 1개로 막았다. 올 들어 미국 PGA투어 8승과 유럽투어 1승을 거둔 그는 시즌 10번째 우승과 함께 이 대회에서 아직 1차례밖에 기록되지 않았던 3연패 전망에 청신호를 켰다. JGTO 상금랭킹 1위 가타야마 신고(일본)가 5언더파 65타로 단독선두에 나선 가운데 곤잘로 페르난데스-카스타노(스페인)이 4언더파로 2위를 달렸다. 세계랭킹 11위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도 우즈와 나란히 공동3위에 이름을 올려 우승경쟁을 예고했다. 한국선수는 2오버파 공동30위인 '맏형' 김종덕(45ㆍ나노소울)의 순위가 가장 높았을 정도로 동반 부진했다. 허석호(34)와 장익제(33)는 나란히 3오버파로 공동36위에 자리했다. 호주교포 이원준(21)은 공동57위, 초청 당시 한국프로골프 상금랭킹 1위 자격으로 출전한 신용진(42ㆍLG패션)은 6오버파로 하위권에 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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