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업계에 '아이폰발(發) 보조금 전쟁'이 다가오고 있다. KT가 대당 40만원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하며 아이폰 판매에 나서자 SK텔레콤과 LG텔레콤 등 경쟁사들도 'T옴니아2'와 '오즈 옴니아' 등 주력 스마트폰의 보조금 규모를 대폭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맞불을 준비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KT의 아이폰 출시에 맞춰 'T옴니아2'에 대해 대대적인 프로모션 방침을 결정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KT가 아이폰을 싸게 공급하기 때문에 T옴니아2를 사려던 소비자들이 그쪽으로 넘어갈 수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주요 단말기에 대한 프로모션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프로모션에는 T옴니아2 외에 출시된 지 얼마 안되는 다른 몇 가지 단말기도 추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보조금 수준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T옴니아의 경우 아이폰과 거의 비슷한 가격대를 맞추겠다는 게 SK텔레콤의 입장이다. 현재 KT는 예약을 통해 2년 약정 기준으로 월 9만5,000원짜리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아이폰3GS 32GB를 13만2,000원에 제공하고 있다. 반면 SK텔레콤에서 내놓는 T옴니아2(출고가 96만8,000원)는 '올인원 95(월 9만5,000원)'요금제에 2년 약정을 맺고 더블할인(월 2만원)을 통해 보조금을 받는다고 가정해도 40만원대 중반에 이른다. 따라서 이를 아이폰와 비슷한 13만원대에 맞추기 위해서는 공식 약정 보조금 외에 최소한 20만-30만원은 더 들어가야 한다. LG텔레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겉으로는 "보조금을 더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내달 출시되는 '오즈옴니아(90만원 중반대 예상)'의 가격을 아이폰 수준으로 맞추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아이폰 때문에 고민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오즈옴니아가 상대적으로 부담스러운 가격대이기 때문에 대안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통사들의 이러한 움직임을 볼 때 아이폰이 출시되는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시장에 다시 한번 '보조금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통시장은 결국 가입자의 움직임에 의해 결정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가입자 이탈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응을 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며 그렇게 볼 때 아이폰은 그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