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토요 Watch] 성큼 다가온 '크라우드펀딩 시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은 스타트업 데뷔 무대

자금서 인큐베이팅까지 한번에

지분형 크라우드펀딩 시행 땐 CB·BW 등 금융상품 다양화

투자자들 선택의 폭도 넓어져

창업 생태계 활성화 위해선 장기 대출 등 정부 지원 필요



지난달 3일부터 22일까지 농업기술실용화재단과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2015 대학생 농업·농촌 6차 산업 사업모델 모의 크라우드 펀딩 콘테스트에서는 16개 스타트업이 참여해 1,683명의 투자자로부터 약 2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모의 크라우드 펀딩 콘테스트는 아직 지분투자형 크라우드 펀딩이 시행되지 않아 투자 참가자에게 가상의 자금을 주고 투자하고 싶은 스타트업에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투자하는 대회다. 사실상 증권투자형 크라우드 펀딩의 본격 시행에 앞서 맛보기인 셈인데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것치고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지난해 1월 KOTRA 글로벌 취업창업대전 모의 크라우드펀딩 콘테스트에서도 42개 기업이 2,339명으로부터 37억원을 투자 받는 성과를 냈다. 당시 1등을 차지했던 스틱형 티백 제조업체 티레모는 콘테스트가 끝난 후 실제로 투자를 받았고 상위 입상 기업인 생물정보연구개발 전문업체 오믹시스와 레고형 센서 제조업체 헬로긱스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업체를 통해 자금 모집에 성공했다.

대전에 있는 종자 가공·패키징 업체인 오믹시스 역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서 투자자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으로 목표금액이었던 1억원을 훌쩍 넘긴 3억6,000만원의 자금을 모을 수 있었다. 우태하 오믹시스 대표는 "업력이 5년이 넘은 상태인데 매출액이 나오지 않아 은행권의 자금 대출이 어려웠고 지역에는 투자기관들이 많지 않아 투자를 받기도 쉽지 않던 상황이었다"며 "크라우드 펀딩을 받기 8개월 전부터 기업 활동을 투자자들과 공유해왔고 우리 기술을 많이 이해해주신 덕분에 생각보다 많은 자금을 모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크라우드 펀딩이 성공한 후 벤처캐피털로부터 2억원의 추가 투자를 받을 수 있었고 중기청에서 진행하는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TIPS)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내년 지분투자형 크라우드 펀딩 제도 시행을 앞두고 창업 관련 생태계는 벌써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바퀴만 바꿔도 전기자전거가 되는 하이코어 센티넬 휠을 제작하는 하이코어 역시 포털을 통해 크라우드 펀딩에 나섰고 목표금액의 173%나 되는 자금을 모았다. 이태형 하이코어 이사는 "국내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성공한 것을 기반으로 올 가을에는 퀵스타터에서 1억원을 목표로 다시 자금을 모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사회적 활동이 이뤄지기도 한다. 아트랩 꿈공작소는 1년간 연예인 등 364명을 만나 직접 손으로 써서 완성하는 2015년 달력 '하루를 쓰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2,200만원가량의 자금을 모았고 후원자들에게는 이 달력을 선물했다. 수익금 전액은 노숙자들의 자활가게 '만두동네'를 여는 데 사용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한 최성문 작가는 "예술적 행위를 통해 노숙인을 돕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이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 데 크라우드 펀딩이 상당한 역할을 했다"며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에 힘입어 주변 작가와 지인들도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개봉해 600만 관객을 모은 연평해전도 부족한 제작비를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충당했다. 이처럼 크라우드 펀딩을 활용해 성공한 사례가 다양해지고 다양한 콘셉트의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도 등장하고 있다. 대중이 직접 한류스타를 성장시키는 '메이크스타'가 대표적인 예다. 메이크스타는 대중으로부터 투자금을 모아 한류 스타를 육성하고 영화·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를 제작해 수익금을 나누는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현재 자금 조달 방식 과정과는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고용기 한국크라우드펀딩기업협의회 회장은 "크라우드 펀딩은 소셜네트워크(SNS) 서비스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펀딩을 받으려는 스타트업들은 플랫폼에 기업 소개 자료만 올리는 게 아니라 기업 활동을 주기적으로 공유하고 SNS나 지인들을 통해 상당히 많은 홍보를 스스로 해야 한다"며 "실제로 모의 크라우드 펀딩 콘테스트를 진행해보면 대학생 등 젊은 창업자들이 상당히 적극적이고 SNS에 익숙하지 않은 연령대의 업체 대표들은 거의 활동을 안 하는데 크라우드 펀딩 시대에 발맞춰 바뀐 흐름에 빠르게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 일반 대중을 상대로 투자금을 모으는 것이기 때문에 사업 모델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내년부터 지분형 크라우드 펀딩 방식이 시행되면 거기서 파생되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다양한 금융상품들도 나오게 돼 투자자들의 선택폭도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크라우드 펀딩은 자금을 후원하고 상품으로 포상을 받는 후원형과 자금을 빌려주고 원리금을 받을 수 있는 대출형, 그리고 기업이 발행하는 증권이나 투자계약증권에 대해 투자할 수 있는 지분형으로 구분된다. 다만 내년 법 시행 이전까지 지분형은 투자자 49명 미만을 대상으로 하는 사모 형태로만 발행될 수 있고 내년부터 공모 형태로 발행이 가능해진다. 금융위 관계자는 "내년 지분형 크라우드 펀딩이 공모 형태로도 발행될 수 있게 됨에 따라 CB나 BW 등 조건이 걸린 증권도 나오게 될 것"이라며 "옵션형 상품은 시장이 안착되고 나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러한 상품들이 나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크라우드 펀딩 생태계가 더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류선종 하드웨어 엑셀러레이터 N15 이사는 "크라우드펀딩법이 통과되고 내년 1월에 발효되겠지만 투자시 세제혜택이나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광범위한 간접적 이익효과를 누릴 수 있게 지원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크라우드 펀딩 활성화의 장애요소를 제거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혜성 와디즈 대표도 "기존 투자 연계 연구개발(R&D) 지원 사업이나 중기청의 TIPS 프로그램 등과 크라우드 펀딩을 연계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며 "신생 기업이 추가 자금을 확보하는 게 어려운 만큼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한 업체에 장기 대출을 해주는 것도 생태계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