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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 "쓰나미에서 사람 구하는 '할리우드식 영웅' 아니다"

'해운대' 제작보고회 현장




"저도 마냥 쓰나미에 끌려갈 뿐이에요." 배우 설경구와 박중훈 등 주연 배우들이 한국형 휴먼 재난 영화 '해운대'(감독 윤제균, 제작 JK필름)에 출연한 소감을 밝혔다. 설경구는 18일 오전 11시 서울 압구정동 CGV에서 열린 영화의 제작보고회에서 "크랭크인 전 어떤 기사를 보니 내가 쓰나미에 닥친 여러 사람을 구한다고 하더라"며 "아니다. 나도 마냥 쓸려간다. 오히려 하지원이 나를 구하려 애쓰고 송재호 선생님이 살려낸다. 그래도 결국 (쓰나미에)끌려간다"고 말했다. 영화 '해운대'는 부산 해운대에 시속 800km의 엄청난 속도로 쓰나미가 밀려오는 가운데 살아 남기위해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한국형 재난 영화. 설경구는 극 중 무허가 횟집을 경영하며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부산 처녀 연희(하지원)을 사랑하지만 고백 한 번 못해본 상가번영회장 최만식 역을 맡았다. 전작에서 욕 잘하는 형사, 악랄한 검사, 북파 공작원 등 강한 역할을 소화하다가 진한 부산 사투리를 쓰는 평범한 청년 역을 연기한 것에 대해 "부산에서 3개월 동안 촬영하며 만식의 의상을 입고 함께 출연한 김인권과 해운대를 어슬렁거리며 해운대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며 "서울에 거의 안 올라오고 촬영 없는 날도 촬영장에서 놀고 쉬는 날은 스태프들을 불러서 백사장서 체육대회를 하며 놀았다. 동네분들이 낮술을 많이 드시기에 그 분들을 보면서 해운대 주변을 기웃거리고 술도 많이 먹고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이 사투리만은 포기 못한다기에 완벽한 부산 사투리를 하려 노력했다. 평소 길에서 사투리 쓰는 사람들 소리를 들으면 그렇게 부럽고 질투가 나더라. 감독님이 OK를 했으니 뒷일은 책임져 줄 것 같다. 해운대는 하늘과 바다가 그렇게 맑을 수가 없다. 여기서 사는 동안 즐거웠다"고 말했다. 설경구의 상대역 강연희로 출연한 하지원은 "나 또한 사투리 연기가 가장 고민이었다. 무허가 횟집을 운영하는 부산 아가씨 역을 잘 해낼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우선 횟집을 굉장히 많이 다녔다. 내 또래의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았고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사투리가 들리면 귀가 열리는 느낌이었다. 강박관념도 크고 스트레스도 엄청 받았다. 하지만 촬영하면서 구멍 난 앞치마 차림으로 연기하면서 점점 적응해 갔다"고 말했다. 쓰나미를 경고하는 해양지질학자 김휘 박사 역을 맡아 2년 만에 복귀하는 박중훈은 "'라디오스타' 이후 마땅한 작품이 없어서 2년 쉬었다. 그런데 '해운대'가 근사했다. 배우에게는 감독에 대한 믿음이 중요한데 윤 감독을 만나보니 매우 똑똑하고 남을 배려하는 사람이더라"며 "김휘 박사를 연기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대사가 단 한 자도 틀림없어야 하는 전문가 역이라는 거다. 쓰나미의 급박성을 얘기하면서 한 샷에 40번 NG 난 적이 있다. 대사 외우는 것이 너무 고통스럽고 스태프들에게 미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중훈은 이어 설경구와 하지원에 비해 비중이 작은 역에 출연한 것에 대해 "이전에 혼자 주연하는 영화를 많이 했는데 이제 그것에 연연하면 너무 깍쟁이 같더라. 크기가 작아도 깊이 있는 역이면 하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그런 면이 서운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설경구나 하지원을 만나면 미안했다"고 말했다. 김휘 박사의 아내이자 광고 대행사 이사 역의 엄정화는 "옥상 위에서 도망치는 장면을 촬영하다가 발가락에 골절을 입었다. 누군가의 팔꿈치에 맞아서 가슴뼈에는 금도 갔더라"며 "그렇게 큰 부상은 아니었다. 이제는 괜찮다"며 고생담을 전했다. 연출자인 윤제균 감독은 연출 의도에 대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단선 구조를 벗어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컸다. 여름에 해운대를 찾는 인파가 100만이고 그 곳에 사는 분들만 수십만 명인데 이들 중 두 세 커플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듯 한 관점으로 시나리오를 썼다. 1년 가까이 수십 커플들을 만들어가며 작업 했고 시나리오 버전만 10개가 넘는다"며 "해운대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날 것 같은 생활 느낌과 또 그 곳을 찾은 피서객들의 흥겨운 웃음, 자연재해를 걱정하는 박사 등 다양한 인간 군상을 통해 할리우드와 다른 사람 냄새나는 재난 영화를 만들려 했다"고 밝혔다. 영화 '해운대'는 오는 7월 중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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