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로 10년 가까이 이어졌던 사법 리스크의 족쇄를 끊었다. 증시에서는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3..20% 오른 6만6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대법원은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에 대한 이날 상고심에서 앞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이 회장은 기소 후 4년 10개월간 이어진 재판 일정을 완전히 마쳤다. 2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된 2016년 국정농단 의혹 사건까지 포함하면 10년 가까이 계속된 사법 리스크에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 해제로 삼성전자 주가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이날 오전 삼성전자 주가도 이 같은 기대감이 반영된 탓인지 한때 2%대 상승세를 나타내는 등 상승폭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초격차를 자부해온 메모리 부문에서 인공지능(AI) 핵심 밸류체인이 된 고대역폭 메모리(HBM) 개발에 실기하면서 채 글로벌 점유율 1위 역시 위태로운 상황이다. 또 반도체 파운드리와 시스템LSI(설계) 부문에서 이어지는 조 단위 적자를 끊어내는 것도 과제다.
스마트폰 사업 역시 애플에 프리미엄 시장 주도권을 뺏긴 채 중국 업체의 거센 추격에 시달리는 형국이다. 30년 가까이 그룹의 주력이었던 반도체와 모바일이 위기 속 활로를 찾지 못하면서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2023년 현대차, 2024년 SK하이닉스에 밀려 2년 연속 국내 2위에 그쳤다.
다만 삼성전자는 최근 경영의 고삐를 죄기 위해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올해 4월 자회사 하만을 통해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를, 5월에는 독일 공조업체 플랙트를 인수했다. 이달 초에는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 젤스를 인수하기로 했다.
투자은행(IB) 업계와 그룹 안팎에서는 반도체와 AI, 바이오 등 미래 신성장 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 결정이 이뤄질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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