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정보기술(IT) 기업 샤오미가 전기차, 인공지능(AI) 기술, 가전·스마트폰을 아우르는 '사람-자동차-집' 통합 생태계 구축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최근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하는 모습이다.
샤오미의 매출 구성을 보면 스마트폰 사업이 절반을 차지한다. 전기차 사업의 비중은 올해 20%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샤오미는 스마트폰과 가전에서 나오는 매출로 자율주행, 로봇까지 사업 확장을 꿈꾸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디바이스를 판매하는 회사 인데다 AI 기술까지 결합하고 있기 때문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기업 중 하나다.
샤오미는 지난달 26일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공개적으로 테슬라를 경쟁사로 지목하며 전기차 모델인 'YU7'을 출시했다. 자율주행의 안전 강화를 위해 제품의 모든 트림에 라이다(LiDAR)와 엔비디아의 고성능 스마트 드라이빙 칩인 'Thor'을 탑재했다. 테슬라와 달리 자율주행 기능이 무료로 장착돼 있기 때문에 가격이 실질적으로 23% 저렴하다. 또 중국 전기차 시장이 출혈 경쟁의 늪에 빠져 있음에도 1시간 만에 계약 대수 28만 대를 기록했다. 자국 내에서 높은 브랜드 충성도와 기술력에 대한 신뢰를 입증한 셈이다.
테슬라는 2019년 3분기에 약 10만 2000대를 판매하며 흑자로 전환했다. 팬데믹 직후에는 유동성 증가와 각국의 전기차 부양책이 겹치면서 주가가 18배 오른 바 있다. 이에 따라 샤오미도 올 3분기 전기차 사업의 실적이 개선되면 가파른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 샤오미는 분기 10만 대, 연간 40만 대 판매 시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 현재는 SU7으로 분기에 6~7만 대 수준의 판매를 기록 중이며 YU7이 가세하면 3분기에 10만 대 판매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샤오미는 15만 대 생산 규모의 2공장을 이달 중순부터 가동할 예정이고 최근 베이징에 3공장 부지 취득도 허가를 받은 상태다.
레이쥔 회장은 샤오미의 전략을 ‘패스트 팔로워’로 규정한다. 테슬라를 비롯한 해외 기업을 벤치마크해 가성비 높은 제품을 출시하고 2위 업체의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해 나가는 방식이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연간 중국 판매량은 약 220만 대에 이르며 샤오미는 이중 절반 수준인 100만 대까지 점유를 확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2027년까지는 자국 내수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전기차 이외의 분야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는 점은 추가적으로 기대되는 모멘텀이다. AI 글래스의 경우 무게, 가격, 배터리 사용 시간 등의 측면에서 경쟁사인 메타를 능가하는 신제품을 공개했다. 샤오(Xiao) AI 기반의 음성 명령, 실시간 번역, 자막·정보 표시 등 실용 기능에 집중한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폴더블 스마트폰인 '믹스 플립2', 독일 프리미엄 렌즈 업체인 라이카와 협업한 '샤오미15 울트라'의 한정판 컬러 버전을 공개하면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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