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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높은 DC형 관심 커져 '해외·주식·채권' 골고루 담아야

■ 100세 시대 동반자 퇴직연금펀드

DB형은 안정성 장점 불구 상대적으로 수익성 낮아 DC형과 급여 큰차이 가능성

다양한 펀드에 자산배분하고 개인 직접 운용 어려울 땐 자산관리서비스 활용해볼만



A씨와 B씨는 입사 동기지만 퇴직연금을 서로 다른 형태로 운용하고 있다. A씨는 시중은행이 제공하는 확정급여형(DB) 상품에, B씨는 증권사의 확정기여형(DC) 상품에 가입했다. A씨와 B씨의 입사 당시 평균 임금은 250만원, 임금상승률이 매년 4%일 경우 5년 후 이들의 퇴직급여는 얼마가 될까. A씨는 마지막 해 평균 임금 292만원에 근속연수를 곱한 1,462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지만 B씨는 최근 퇴직연금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3.3%)을 고려하면 1,490만원을 받게 된다. 이 회사의 임금 상승률이 4%보다 적은 경우 DB형의 퇴직급여는 더 줄어들고 B씨가 선택한 펀드 운용 수익률이 3.3%보다 높은 펀드에 투자한다면 금액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1% 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직장인들의 퇴직연금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퇴직연금은 '최후의 보루'라는 생각에 비위험자산에 적립금의 대부분을 투자하는 DB형 퇴직연금 가입자의 비중이 높기는 하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불만스러운 부분이 많다. DC형은 혹시 모를 손실에 대한 두려움과 가입자가 직접 운용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에도 선뜻 가입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잇따른 퇴직연금 관련 규제 완화로 DC형이나 개인퇴직연금계좌(IRP)에 대한 진입 장벽이 상당 부분 해소돼 DC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에서 5년 이상 운용 중인 240개 퇴직연금펀드 가운데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단 3개에 불과했다. 특히 5년 동안 2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전체 펀드의 4분의3에 해당하는 181개에 달했으며 4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도 15개로 적지 않았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피델리티퇴직연금글로벌 자CP(주식-재간접)'로 최근 5년간 수익률은 77.92%였다. '신영퇴직연금배당주식자(주식)C형' 'KB퇴직연금배당40자(채혼)C' 'KB퇴직연금자(주식)C' 등도 6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장기간 운용돼야 하는 상품의 특성상 가장 중요한 펀드의 변동성도 퇴직연금펀드는 크지 않았다. 5년 이상 운용한 펀드 중 연간 수익률이 한 번이라도 마이너스를 기록한 펀드는 단 3개에 불과했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매년 꾸준한 수익을 기록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DC형의 경우 원금손실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퇴직연금이 도입된 지난 9년 동안 금융위기를 겪으면서도 손실을 입은 경우가 거의 없다"며 "DC형 퇴직연금의 주요 자산인 펀드 운용의 전문성이 확보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익률 상위권의 퇴직연금 펀드 가운데서는 채권혼합형 펀드가 두각을 나타냈다. 수익률 상위 100개 펀드 중 절반이 넘는 52개 펀드가 채권과 주식에 함께 투자하되 채권 비중이 높은 채권혼합형 펀드였다. 'KB퇴직연금배당40자(채혼)C'가 66.15%를 기록해 5년간 수익률이 가장 좋았으며 '한국밸류10년투자퇴직연금 1(채혼)'은 41.91%, '한국투자퇴직연금배당40자 1[채혼]'은 36.31%, '신한BNPP퇴직연금가치40자[채혼]'과 '삼성퇴직연금코리아대표40 자 1[채혼]'이 각각 29.10%와 28.87%의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반면 주식형 펀드는 종류는 많지 않지만 채권혼합형 펀드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체 수익률 4위에 오른 'KB퇴직연금자(주식)C'를 비롯해 '신한BNPP퇴직연금가치 자[주식]'도 43.09%의 수익률을 나타냈으며 '트러스톤칭기스칸[주식]Cp클래스'도 33.14%를 기록해 수익률이 양호했다.

전문가들은 한 펀드로 퇴직연금을 운용하지 말고 다양한 펀드를 바구니에 담는 자산배분 전략을 잘 세워 대응해나갈 것을 주문한다. 높은 수익률만 기대해 주식형 펀드나 주식혼합형 펀드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채권형과 채권혼합형·주식형·인덱스형 등에 골고루 투자하는 게 낫다는 것. 아울러 국내 투자 펀드뿐만 아니라 해외 투자 펀드도 적절히 섞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컨대 한 달에 50만원 정도를 적립한다고 가정하면 주식형 펀드 세 가지 상품에 30만원 정도를 나눠 넣고 채권형이나 채권혼합형 펀드에 20만원씩 적립하는 식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사실 DC형 퇴직연금을 개인이 운용하는 것은 쉽지 않아 자산운용사나 증권사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정부도 DC형 퇴직연금 운용의 편의를 위해 현재의 복잡한 시스템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병행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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