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ㆍ영국ㆍ프랑스ㆍ중국ㆍ러시아 등 올들어 인도를 앞다퉈 방문했던 주요국 정상들이 인도를 위해 들고온 선물 보따리에는'인도의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지지'라는 인사말이 공통적으로 적혀 있었다. '인구 대국''신흥경제 대국'이라는 타이틀을 넘어 '세계 강대국'의 지위를 원하는 인도의 희망에 우호적인 손짓을 보냄으로써 인도의 환심을 사겠다는 전략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월 인도 의회에서 "인도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한 유엔 개혁을 지지한다"고 밝혀 인도 국회의원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에 질세라 지난 22일 인도를 국빈 방문했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유엔 안보리 확대 결정이 내려진다면 인도는 가장 강력하고 적합한 후보"라고 발언했다. 인도와 군사적 대치 관계에 있는 중국마저 인도를 위해 손을 들었다. 중국은 지난 11월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유엔에서 더 큰 역할을 하기를 희망하는 인도를 이해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도는 주요국의 러브콜 경쟁 속에 현재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전체로부터 지지를 이끌어내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이라는 오랜 소원 성취에 한발 가까이 다가서게 됐다. 하지만 현 상임이사국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다 할지라도 인도가 목표 달성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 인도를 비롯해 일본ㆍ독일ㆍ브라질 등 이른바 G4(Group of 4)가 상임이사국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일단 지난 2005년 좌초된 안보리 개혁 논의가 다시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2005년 당시 G4가 유엔 총회에 안보리 확대 결의안을 제출했으나 기득권을 쥔 현 상임이사국들의 소극적 협조와 이들의 안보리 진출을 반대하는 커피클럽(한국ㆍ멕시코ㆍ이탈리아ㆍ스페인ㆍ아르헨티나ㆍ파키스탄 등)의 연대에 부딪히면서 안보리 확대안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미국ㆍ러시아 등 주요국의 인도 진출 지지 발언을 일종의 '수사(修辭)'에 불과하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국제 사회의 얽히고 ?鰕?이해 관계 속에 현실화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단 '편들고 보자'는 식의 립서비스 외교를 펼쳤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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