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C BB는 그동안 거래 가능한 종목은 크게 늘었지만 실제 거래규모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유인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27일 문을 연 K-OTC BB의 거래종목 수는 개설 당시 75개에서 3일 213개로 3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지난 100일 동안 하루에 실제로 거래된 종목은 최대 15개였고 통상적으로는 5개 미만으로 매우 미미했다.
K-OTC BB는 비상장주식의 매매를 지원하기 위해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호가게시판이다.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는 물론 K-OTC에서조차 거래되지 않는 비상장주식의 호가를 K-OTC BB에 게시하고 거래한다. 벤처기업 투자자들이 이 시장을 통해 자금을 회수해 재투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이 워낙 적다 보니 거래량은 물론 거래대금도 극히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협회가 골든브릿지·대신·리딩·코리아에셋·HMC·KDB대우·NH투자증권 등 호가를 내는 증권사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정작 그 호가에 주식을 사겠다는 고객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실제 3일의 경우 거래량은 2만8,767주, 거래대금은 4,731만6,910원으로 거래되는 종목 수에 비해 거래는 턱없이 부족했다.
전문가들은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투자자들을 유인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우선 호가게시판만 있고 투자자들이 참고할 만한 다른 정보들에 제대로 제공되고 있지 않다. 또 거래 참여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전자거래 시스템이 아직까지 구축되지 않은 점도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를 결정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조차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상황에서 거래가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거래가 활성화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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