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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아이어코카와 두산 朴회장 일가

서정명 <뉴욕 특파원>

미국 TV를 보고 있노라면 자동차 광고가 많은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제너럴모터스(GM)ㆍ포드 등 미국 업체들은 물론 일본의 도요타ㆍ혼다ㆍ닛산, 한국의 현대차ㆍ기아차 등 해외 자동차 회사들까지 다양한 인센티브를 자랑하면서 세계 최대 소비시장을 놓고 광고전쟁을 벌인다. 최근 미국 소비자들은 자동차 업계의 전설적인 최고경영자(CEO)로 통하는 리 아이어코카가 TV광고에 등장하는 것을 보고 신선하고도 반갑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78년 파산 직전에 몰렸던 크라이슬러 CEO에 취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의회와 정부를 설득해 구제금융을 받아내는 뚝심을 보여주었던 그가 다시 쓰러져가는 크라이슬러를 위해 광고모델로 직접 나선 것이다. 크라이슬러가 펼치고 있는 직원가격 할인판매 캠페인을 자랑하며 소비자들이 크라이슬러를 사랑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는데 팔순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회사갱생에 조그만 힘이라도 보태려고 애쓰는 모습에 소비자들은 진한 감동을 받는다. 그는 93년 회사경영에서 손을 떼고서 20년 이상의 세월이 흘러서도 진정한 ‘크라이슬러 사람’으로 남기를 원하고 있다. 77년 애플컴퓨터를 설립했던 스티브 잡스도 회사를 떠났다가 97년 애플에 복귀한 후 회사 재건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복귀 당시 애플은 퍼스널컴퓨터(PC) 점유율 저하와 하이테크 버블 붕괴로 부채규모가 10억달러에 달했으며 월가(街)에서는 애플도 ‘이제는 다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애플 재건(再建)’을 외치며 CEO로 복귀한 잡스는 ‘i포드’를 출시해 대박을 터뜨렸고 콘텐츠 시장도 적극적으로 개척하면서 옛날의 화려했던 회사 명성을 되찾고 있다. 지난해에는 과거 10년간 처음으로 회사 부채를 제로로 만들었으며 애플 주가는 지난해 50% 상승한 데 이어 올해도 50% 가까이 올랐다. 그는 이달 초 췌장암 수술을 받고는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오는 9월이면 캘리포니아 본사에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직원과 주주들을 다독거리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두산그룹의 형제간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회사 자금을 개인 금고인 양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대주주 일가의 대출이자를 갚는 데 사용했다고 서로 폭로전을 펼치면서 회사 이미지는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박용성 회장과 박용오 전 회장간 볼썽사나운 ‘막가파’식 상대방 죽이기가 진행되고 있다. 이들에게는 회사와 주주들은 안중에 없다. 박 회장 일가는 지금이라도 여든살의 아이어코카가 왜 크라이슬러 광고에 나서고 있는지, 잡스가 왜 애플 재건을 외치고 있는지 곱씹으며 진흙 속에 처박힌 자화상을 들여다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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