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ㆍ증권사ㆍ보험사 등 금융사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앞으로 더 많은 공부를 해야 할 듯 하다. '뛰는' 금융인 위에 '나는' 소비자들이 있어서다. 이에 따라 금융사들의 경영전략도 '나는' 소비자를 유치하기 위한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그룹이 싱크탱크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설립 25주년을 기념해 28일 내놓은 '파이낸셜 노마드 시대, 국내 금융소비자의 금융이용 형태' 보고서를 보면 부유층과 '와이(Y)세대(29~38세)'를 중심으로 자기주도적 금융소비 경향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 노마드는 유목민이 거처를 옮겨 다니듯 필요한 금융상품을 찾아 기존에 거래하던 금융기관을 언제든지 떠날 준비가 돼 있는 소비자를 말한다.
보고서는 올해 9~10월 금융고객 1,536명과 은행직원 94명을 대상으로 '거래은행을 교체할 의향이 있냐'고 물었는데 이 중 11%가 '그렇다'고 답했다. 지난해 실시한 조사결과보다 4%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거래은행이 3개 이상이라는 답변도 21%에서 32%로 11%포인트 껑충 뛰었다.
특히 부유층과 Y세대가 금융상품을 고르는 태도가 깐깐했다.
자산 5억원 이상 고객 중 45.5%는 은행의 정기 예ㆍ적금에 가입할 때 기존에 거래하던 은행 상품이어서가 아니라 수익률과 혜택 등이 뛰어난 은행의 상품을 찾는다고 답했다. 반면 자산 1,000만원 미만 고객 중에서는 18.9%만이 같은 답변을 했다.
세대별로는 Y세대 가운데 24.6%가 상품성을 보고 결정을 내린다고 응답했다. 같은 답변을 한 X세대(39~49세)와 베이비붐 세대(50~58세)는 각각 19.4%, 16.7%에 불과했다.
상품을 선택할 때 5개 이상의 채널로 해당 정보를 알아본다는 응답자는 44.9%였다 특히 Y세대 가운데 37.9%는 채널별로 1시간 이상씩 정보를 체크한다고 답했다.
흥미롭게도 저축은행 수요는 자산가들이 월등히 높았다. 자산 5억원 이상 고객의 53.3%는 저축은행 상품을 이용한다고 밝혔는데 자산 1,000만원 미만 고객 가운데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비중은 22.1%에 머물렀다.
하나금융연구소는 "보유 금융자산이 큰 집단과 Y세대에서 금융 노마드의 특징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경향이 확산되면 금융사의 금융전략도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을 중점적으로 판매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