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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넓고 투자할 곳은 많다."
상장지수펀드(ETF)만큼 이 말을 잘 표현해주는 상품도 없다. 여러 개의 종목을 한데 묶어 지수화한 ETF는 저렴한 수수료와 편리한 분산투자로 인기를 끌고 있다. ETF의 인기는 비단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뮤추얼펀드 유입 자금의 31.8%인 2,627억 달러가 ETF로 유입됐다. 올 3월 기준 글로벌 ETF 순자산은 2조 달러를 돌파한 상황. 국내 상장 ETF들도 경쟁력이 높지만, 좀 더 앞선 투자자들은 해외시장에 상장된 ETF를 통해 '분산투자'라는 ETF 본연의 매력을 수익으로 끌어내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미국에는 1,400개가 넘는 ETF가 상장돼 있고, 순자산 기준 전 세계 ETF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ETF를 통해 전 세계 주요 투자자산에 대한 분산투자가 가능한 셈이다.
미국 ETF는 일반적인 지수나 섹터는 물론 일본, 중국, 유럽, 이머징 시장 등 각국 증시, 석유, 천연가스, 금속 등 원자재와 채권, 각국 통화 등을 투자대상으로 한 다양한 상품군을 갖추고 있다. 주요 지수는 3배까지 레버리지나 인버스 상품으로 투자할 수도 있다. 지수형 ETF는 S&P500에 투자하는 SPDR S&P 500 ETF 트러스트, 다우산업지수를 추종하는 SPDR 다우산업지수 트러스트,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POWERSHARES QQQ 나스닥 100, 미국 소형주 지수 러셀2000에 투자하는 ISHARES 러셀 2000 등이 있다. SPDR S&P 500 ETF 트러스트는 최근 3개월 일평균 거래대금이 192억 달러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이는 2위인 애플(81억 달러)과도 2배 넘게 차이가 나는 수준이다.
한국에 없는 3배 레버리지 상품도 있다. PROSHARES 울트라 S&P 500은 S&P 500 지수 상승률의 2배, PROSHARES 울트라프로 S&P500은 3배의 수익을 낸다. 섹터별로도 3배 레버리지 ETF가 있어 플러스 알파 수익이 가능하고 유가와 엔화에 2배 레버리지(인버스)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도 있다.
'다양한 반찬'가운데 실물 ETF도 해외 상장 ETF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예컨대 국내 주요 금 투자 ETF나 펀드는 대부분 선물을 통해 투자를 하는 구조다. 금 실물 가격과 선물 가격의 차이, 선물의 롤오버(월물 교체) 거래가 반영될 경우 실물 직접투자 수익률과 불일치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실물 금에 투자하는 ETF는 실제 금괴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금값을 가장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다. 미국에 상장된 SPDR골드 트러스트는 펀드 시가총액만 508억2,700만 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 금현물 ETF다.
해외 ETF는 자산과 리스크를 좀 더 효율적으로 분산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해외에 직접 투자하는 경우 시장 리스크에 더해 개별 기업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는데 해외기업은 정보 취득ㆍ모니터링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해외 ETF를 활용하면 시장지수에 투자하기 때문에 기대수익은 크지 않지만 투자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저렴한 수수료도 눈여겨볼 만하다. 국내 코스피200ETF 중 수수료가 가장 싼 상품은 KB자산운용의 Kstar 200(0.07%)이다. 미국 S&P500 ETF는 수수료율이 0.0005%다. SPDR S&P 500도 수수료는0.0009%에 불과하다.
오 연구원은 "같은 제품이라도 유통채널에 따라 가격차이가 나는 것처럼 대형마트 격인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 수수료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 이점은 유의를 송주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