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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단지에 산있고 개울이 흐르고…/환경친화형 개발 본격화
입력1997-03-10 00:00:00
수정
1997.03.10 00:00:00
한기석 기자
◎토공,순천 연향2·용인 동백 등 추진「맑은 실개울이 흐르는 곳에 집을 짓고 살 수 있다면. 전망 좋은 산 중턱에 보금자리를 틀 수 있다면」
최근 환경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환경친화형 주거단지 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는 어느 정도 규모있는 개발이 가능한 공공택지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는데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고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개발방식이라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산지개발형이다. 토지공사가 조성하는 순천 연향2지구의 경우 단지의 동쪽과 서쪽에 야산이 있다. 과거에는 이를 깎아내 땅을 고른 뒤 주택을 지었다. 그러나 이곳은 서쪽 산을 그대로 두고 층층이 단독주택을 짓는 방식을 도입했다. 도로는 단지 진입로에서부터 산을 빙 돌면서 맨 꼭대기까지 올라간다. 동쪽 산은 그대로 두고 평지에 아파트를 지어 산을 바라볼 수 있게 했다.
토공은 최근 택지지구로 지정된 용인동백지구에도 같은 개발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곳은 주위가 대부분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형 구조다. 토공은 가운데 분지에는 아파트를 넣고 주위의 산에는 켜켜이 단독주택과 연립주택을 집어넣기로 했다. 앞에 바다는 없지만 마치 미국의 베벌리 힐스 같은 분위기가 날 것으로 토공 관계자는 말했다.
다음달초부터 아파트분양이 시작되는 청주하복대지구는 물을 이용한 친수형 단지로 꾸며진다.
이곳은 지구 가운데에 개천이 흐르고 있다. 과거에는 이를 흙으로 덮고 밑에 콘크리트관을 설치해 물을 흐르게 한 뒤 윗부분을 택지로 이용했다. 토공은 이 개천을 그대로 두고 주위에 나무도 심고 자연석으로 조경도 할 생각이다. 흐르는 물을 그대로 둬 물풀, 갈대가 살고 물고기가 놀 수 있게 한다는 것이 토공의 계획이다.
요즘에는 쓰레기처리문제도 큰 골치다. 용인 수지2지구에는 「관로수송방식」이라는 새로운 쓰레기처리방법이 도입된다. 각 가정에서 투입구에 쓰레기를 버리면 이 쓰레기가 고속의 공기가 흐르는 관을 타고 중앙집하장까지 운반된다. 이곳에 있는 원심분리기를 통해 쓰레기와 공기가 분리돼 쓰레기는 태워지거나 쓰레기차로 운반되고 공기는 정화돼 바깥으로 다시 나온다.
토공은 이렇게 하면 쓰레기더미에서 악취를 맡을 필요도 없어 주거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시설을 도입하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돈이다. 그러나 토공의 설명에 따르면 오히려 돈이 덜 든다. 순천 연향2지구의 경우 산을 깎는 것과 비교해 택지조성비가 평당 10만원이 절약됐다.
또 청주 하복대지구의 경우도 개천을 그대로 둠으로써 공사비를 반으로 줄일 수 있다. 쓰레기관로수송방식도 도시가스시설 설치비용보다 값이 싸며 평소 쓰레기수거료가 반값 이하로 감소한다는 것이 토공의 설명이다.
토공의 문창엽 택지지정부장은 『흙을 덮고 땅을 고르면 택지로 사용할 수 있는 땅이 넓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처럼 환경친화형으로 개발하는 것이 돈도 덜 들고 해당 지역 주민들도 좋아한다』며 『환경도 좋아지고 돈도 덜 드는 이같은 개발방식이 앞으로 보편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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