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금리인상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 사이에서 양분된 투자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에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쪽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금리 상승기에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뱅크론펀드(금리연동 대출채권)와 달러강세 상품에 자금을 투자하고 있는 반면 금리인상 연기를 예상하는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을 회수해 하이일드펀드 채권 등 일부 위험자산으로 옮기고 있다.
◇금리인상…뱅크론과 달러자산 인기=금리인상 가능성을 높게 본 투자자들은 금리 상승기에 유리한 뱅크론펀드와 달러 자산에 관심을 두고 있다. 특히 금리 상승기에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뱅크론 펀드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뱅크론펀드는 투자등급 미만에 속하는 기업들에 대한 은행대출을 유동화한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가격은 떨어져 일반 채권펀드는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뱅크론펀드는 주로 3개월 만기의 리보(런던은행 간 금리)에 연동돼 금리상승 때 추가수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미국 뱅크론펀드로 분류된 6개 펀드로 총 1,327억원이 유입됐다. 펀드별로는 규모가 큰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특별자산자(H)[대출채권]클래스A'와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특별자산자(대출채권)Class A'에 각각 576억원, 685억원이 순유입됐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미국 뱅크론펀드의 수익률은 2.6~3.6% 정도로 아직 채권형펀드보다 저조하지만 금리인상이 현실화되면 수익률 역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 자산에 대한 투자도 늘고 있다. 북미 환노출펀드인 '삼성미국대표주식자1[주식]_Cf'에는 지난달 22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23억원의 자금이 유출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미국 달러선물지수를 추종하는 'KOSEF 달러선물 ETF'는 연초 1만1,490원에서 현재 1만2,325원으로 7% 이상 올랐다.
달러화 표시 채권도 유망한 강달러 투자 상품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환차익에 더해 연 2%의 확정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달러 RP(환매조건부채권)는 4월 이후 넉 달 만에 잔액이 1,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장영준 대신증권 압구정지점 부지점장은 "금리인상을 앞두고 환차익뿐만 아니라 달러 자산가치 상승에 기대를 건 상품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인상 지연…위험자산 베팅= 미국 고용·물가지표 개선에도 중국 경제의 불안정과 신흥국 자금이탈이 지속되면서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12월로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금리 인상 연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안전자산에서 돈을 빼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KODEX골드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금-파생형]'의 순자산은 최근 한 달(9월14일 기준) 간 24억원 감소했고 '한국투자KINDEX골드선물레버리지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금-파생형)(합성 H)'도 4억원 줄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금리인상 연기에 베팅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미국에 상장된 1,500여개의 ETF를 분석한 결과 지난 한 주간 금·채권형·부동산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ETF에서 가격하락과 자금유출이 나타났다. 시가총액이 10억달러 이상인 ETF 가운데 '유틸리티셀렉트섹터SPDR펀드'에서 지난 한 주간 3억5,200만달러가 빠져나가며 자금유출 상위 4위를 기록했다.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US리얼이스테이트'는 2억9,400만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하며 5위를 기록했다. 하이일드채권·헬스케어·단기국채·바이오주에 투자하는 ETF는 자금유입 상위 10위 안에 포진됐다. 강송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를 앞두고 안전자산 투자 ETF 가격이 하락하고 위험자산의 반등 시도가 나타나고 있는 점은 미국 금리인상과 관련해 시장의 우려가 줄어들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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