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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영 경찰청장 사표제출
입력2005-12-29 18:01:17
수정
2005.12.29 18:01:17
국정운영 차질우려 '결단'<br> 수사권조정 영향 미칠 듯
29일 허준영(52) 경찰청장이 끝내 사표를 제출한 것은 농민단체와 야당은 물론 청와대와 열린우리당까지 전방위 사퇴 압박이 계속되는데 따른 부담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다 예산안 처리, 이라크 파병연장 동의안 등 시급한 국정현안 처리를 위해 야당의 협조가 절실한데 ‘사퇴 불가’를 고집할 경우 여당의 국정운영에 차질을 줄 것이라는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허 청장은 이날 사임의 변에서 “경찰청장이 물러날 사안은 아니지만 연말까지 예산안처리 등 급박한 정치 현안을 고려, 통치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되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사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허 청장은 “(농민 사망이)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청장이 물러날 사안은 아니라는 판단에는 변함없다”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고 “새해에는 목소리 큰 사람이 국민의 고막을 찢는 일은 없길 바란다”며 불편한 심기도 숨기지 않았다.
물러나긴 하지만 정치 역학 구도에 따른 것이지 청장직을 내놓을 사안은 아니라고 못박은 것이다. 이처럼 끝까지 청장직을 사수하려 했던 데에는 검ㆍ경 수사권 조정 등 경찰이 풀어야 할 숙제를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이었다는 분석이다. 뚝심과 내부 신망이 높은 허 청장이 사임할 경우 그 공백이 너무 크다는 우려감이 경찰 내부에 파다했다는 후문이다.
어찌 됐든 서울지방경찰청장에 이어 허 청장도 물러나면서 경찰은 중요 현안을 이끌 후임 지도자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권 조정 문제가 허 청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었기 때문에 큰 지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추진력과 과감성 면에서 허 청장 만한 인물이 없지 않겠느냐”고 밝힌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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