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침체 우려 속에 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진데다 금을 대체할 만한 안전자산이 없어 금 가격의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의 기준가격으로 통용되는 런던금시장협회(LBMA) 금 현물 가격은 지난 5일(현지시간) 한때 온스당 1,900.20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는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커진 지난 6월 말부터 시작됐다. LBMA 금 현물 가격은 6월27일 온스당 1,498달러에서 무려 27%나 올랐다. 지난 1월 초 시가인 1,405달러에 비하면 상승률이 35%나 된다. 시장에서는 금이 온스당 2,000달러도 넘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대표 안전자산인 금의 강세는 세계 경기침체 우려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완화되지 않는 한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금을 대체할 만한 안전자산이 없다는 점도 금의 매력을 더욱 높이고 있다. 금과 함께 대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미국 국채는 지난달 초 국제 신용평가사 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위신이 실추됐다. 스위스 중앙은행이 6일 스위스프랑 강세를 막기 위해 유로화 대비 환율 고정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도 금이 ‘최후의 안전자산’으로서 갖는 매력을 더욱 부각시킬 것으로 분석된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 보유량을 늘리는 것도 금 가격의 상승 동력이 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2009년 중국이 금 보유량을 454t 늘린 데 이어 올해는 멕시코와 태국 중앙은행이 각각 99t, 28t의 금을 매입했다. 한국은행도 최근 금 25t을 사들였다. 동양종금증권 이석진 연구원은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보유 비중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주요국 통화의 담보가치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중앙은행의 금 매입은 지금이 시작 단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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