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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체기업] 이름 알려지면 괴롭다
입력1999-11-30 00:00:00
수정
1999.11.30 00:00:00
박형준 기자
벤처기업들이 이름알려지는 것을 꺼리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반갑지 않은 전화와 방문이 반가운 것보다 더 많기 때문이다. 벤처바람이 불면서 각종 텔레마케팅과 보험세일즈, 은행들까지 이들을 마케팅타깃으로 삼고 있다.생활신문에 직원채용공고를 냈던 서울 강남의 한 벤처기업 사장은 『정작 우리가 필요로하는 전화는 10%도 안되고 나머지는 엉뚱한 전화였다』며 『공고낸지 일주일은 전화때문에 일을 거의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발전을 위해 자꾸 회사를 알리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일이 있고 난후에는 당분간 조용히 지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회사 관계자도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다. 『모단체에 가입해 활동하는데 회원명단을 봤는지 은행에서 돈필요하지 않냐며 전화가 왔다. 원래 벤처기업은 속성상 자본참여를 원하지 은행대출에는 관심이 없다. 그러다 갑자기 자금이 필요해서 그 전화를 믿고 대출을 받아보려고 했더니 벤처기업인줄 뻔히 알면서 담보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괜한 헛수고만 했다.』
벤처협회도 900여곳에 달하는 회원명단을 공개했다가 회원사들로부터 불평만 늘었다는 볼멘소리를 듣기도 했다. 협회 관계자는 『예전엔 벤처기업은 가난하다는 인식때문에 인기가 없었지만 요즘엔 코스닥시장이나 벤처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새로운 자본계층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벤처기업은 말 그대로 모험적이고 도전적이어야 하는데 귀찮다는 이유로 몸을 움츠리는 분위기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었다.
박형준기자HJ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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