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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 나서 막았더니 방에 물 샌다 책망"

"사건 철저 조사해 조치"

26일 오전 금융위원장실을 항의 방문한 민주당 의원들이 돌아가고 난 후 김석동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갑자기 기자들을 안으로 불렀다. 기자들 앞에 선 김 위원장은 저축은행 불법 인출 사태에 대한 입장을 얘기하면서도 정치권의 공격에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홍수 나서 물 틀어막았더니 방에 물 샌다고 책망하는 격"이라며 강한 불만을 내비쳤다. 금융 당국의 수장 자리에 앉은 후 부실 저축은행들을 간신히 처리했더니 불법 인출 사태가 터졌다고 정책 전반에 대해 문제를 삼는 데 대한 섭섭함의 표시였다. 그는 "도덕적 해이 파이터(Anti-Moral Hazard Fighter)가 되겠다. 저축은행 부당 예금 인출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조치하겠다"면서도 "무조건 금융감독원 직원을 매도할 일인지 의문"이라며 금감원을 두둔했다. 저축은행 임직원의 도덕적 해이에 따른 문제를 금감원 감독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항변이다. 그는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 전날인 지난 2월16일 이 은행 직원들이 불법 예금 청구서를 작성하는 모습을 금감원 파견 감독관들이 발견해 저지했다"며 "그 이후 또다시 예금이 인출됐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저축은행 내부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직원들이 우량 고객(VIP)이나 친인척에게 예금을 인출하도록 하는 행위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며 "(저축은행 예금인출 사태)로 (금감원) 담당 부서는 그로기 상태다. 금감원만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변호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을 제도나 시스템 개선으로 막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대책 마련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부산저축은행에서 사전 인출된 예금의 규모도 공개했다. 2월16일 부산저축은행 영업시간(오후4시) 이후 인출된 예금은 3,516개 계좌 1,077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정기예금 해약 후 보통예금 계좌를 통해 인출되는 예금 인출 절차상 중복 계산된 부분을 감안하면 절반 정도가 사전 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김 위원장의 설명이다. 부산 및 부산2저축은행 임직원의 친인척이 사전에 예금을 인출한 규모는 11억5,000만여원으로 파악됐다. 부산저축은행의 경우 직원 5명이 친인척 18명에게, 부산2는 직원 4명이 친인척 8명에게 사전에 영업정지 사실을 알려 각각 5억2,500만원, 6억3,000여만원을 인출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능현 기자 nhkimc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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