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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힘들어도 국내엔 안 온다는 해외진출기업

지난 6월 유턴기업법이 국회를 통과했음에도 국내로 돌아오겠다는 해외진출 기업이 거의 없다고 한다. 대한상공회의소 설문에서는 해외사업장을 한국으로 이전할 의향을 가진 기업이 겨우 1.5%에 불과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국내와 경영여건을 비교했을 때 현지에 있는 게 상대적으로 더 낫다는 응답도 78.0%나 됐다.

2005년에도 비슷한 조사가 있었다. 그때는 유턴 희망기업 비율이 1.7%였다. 3.4%는 국내 사정이 개선되거나 현지 사정이 악화되면 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8년이 지난 지금은 10곳 중 4곳이 현지 경영이 어려워도 돌아올 생각이 아예 없다고 한다. 정부가 법까지 만들면서 해외로 나간 일자리를 끌어들이겠다고 나섰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경영여건이 과거보다 더 나빠졌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 기업들이 자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짐을 싸는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이미 캐터필러와 제너럴일렉트릭(GE)ㆍ애플 같은 대기업이 미국 내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고 일본의 NEC와 후지제록스도 중국 생산물량을 본국으로 넘기기로 했다. 부러울 따름이다.



국내 상황을 보면 해외진출 업체의 고충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기업은 경기침체와 수출부진에 허덕이는데 고액연봉을 받는 노조원들은 임금을 더 달라고 툭하면 파업이다. 최저임금과 통상임금ㆍ정년연장 등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게다가 정치권 일각에서는 무상복지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기업에 더 많은 세금을 물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업으로선 왜 한국으로 공장을 이전해야 하는지 이유를 찾기 힘들다.

경영여건이 불안한 곳에서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걸핏하면 파업하고 세금 더 내라고 하는 곳에 투자를 늘릴 기업은 없다. 적어도 해외로 나간 국내 업체만이라도 안심하고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한 이유다. 더 이상 인건비 부담과 노사갈등 때문에 한국에 오기 싫다는 기업이 나타나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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