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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여행·항공업계 즐거운 비명
입력2002-07-05 00:00:00
수정
2002.07.05 00:00:00
'월드컵 터널' 탈출 휴가철맞아 수요급증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4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1가에 있는 '국일여행사'의 180여 직원들은 상담전화를 받고 예약된 단체 고객의 해외여행업무를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영업부서 직원들이 상담전화를 내려놓기가 무섭게 계속해서 전화벨이 울려 됐다.
지난달 7,520명을 해외에 내보내는데 그쳤던 이 회사는 월드컵이 끝나고 이달부터 다시 예약이 급증하기 시작해 4일 현재에만 7,540명이 예약을 마쳤다.
이런 상태로 가면 이번 달 예약 고객은 1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측은 120명인 가이드가 부족할 경우 일반 직원 가운데 일부도 동원할 계획이다.
정재갑 관리부 대리는 "지난달 월드컵으로 뜸했던 해외여행 문의가 최근 들어 급격하게 늘고 있다"며 "이 달 말부터 다음달초까지 이미 예약이 마감된 지역도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는데다가 월드컵으로 움츠러들었던 해외여행 수요가 다시 회복되면서 여행사와 항공업계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달 말과 다음달 초를 중심으로 예약이 급증하면서 여행상품이 마감되고 항공권 예약률이 100%에 이르는 지역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서울 서초동에 있는 '참 좋은 여행사'도 요즘 일감이 몰려들면서 눈코 뜰 새가 없다.
지난달 5,019명을 처리했던 이 회사는 최근 들어 예약률이 급증하면서 이달에는 8,000명 정도의 해외여행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회사도 유럽과 동남아, 일본 등을 중심으로 예약이 마감되는 지역과 기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범중 과장은 "월드컵 기간에는 문의전화만 많이 왔었지만 방학이 눈앞에 다가온 이달 들어서는 예약 성사율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컵 기간에 발이 묶였던 일본인 관광객들의 한국행도 다시 늘어나고 있다. 김중기 한국관광 본부장은 "지난달에는 예년의 절반 수준인 1,200여명의 일본인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그쳤지만 이달에는 3,000명이 예상돼 지난해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를 오가는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항공사들도 일손이 바빠지고 있다.
월드컵 경기가 한창이던 지난달말 항공기 탑승률이 60% 후반에 머물던 대한항공의 경우 이번달부터는 70%를 훌쩍 넘어섰다.
월드컵 기간에 가장 타격이 컸던 한일노선과 중국노선은 7~8월 예약률이 4일 현재 각각 85%, 80%를 기록해 예년의 실적을 회복한 상태다.
특히 유럽과 오세아니아, 동남아 등 여름 여행수요가 몰리는 주요 노선은 다음달까지 예약률이 100%에 육박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7~8월 탑승률이 80% 초반에 머물렀으나 월드컵 이후인 이달 들어서는 예약률이 90%를 훨씬 넘어섰다.
동남아와 미주, 호주, 유럽의 경우 다음달까지 예약률이 99%에 달하고 있고 일본(94%)과 중국(90%)도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임재철 아시아나항공 차장은 "항공권 예매의 경우 여행사의 가수요가 일부 있긴 하지만 최근들어 여행수요가 살아나면서 티켓판매가 급속하게 늘고 있어서 예년의 실적은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오철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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