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 크루거(사진)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는 “한국이 산업화 이후 국제교역을 통해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뤘음에도 세계화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높다”며 “한국이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고 보호주의의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크루거 전 총재는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과 무역협회의 공동 주최로 열린 강연회에서 “새로운 교역질서에 대한 두려움과 보호주의가 한국의 세계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초기 성장기에 수출업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지만 자본ㆍ무역시장의 개방으로 정책궤도를 수정했기 때문에 환란을 극복하고 더욱 성장할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후에도 한국 정부가 농업에 지원금을 주는 것과 관련, “정부가 어느 특정산업에 지원을 늘리는 것은 현명한 일은 아니다”며 “정부의 역할은 적절한 규제를 통해 경쟁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 확산되고 있는 반세계화 운동과 관련, 그는 “신교역으로 얻을 수 있는 득실을 제대로 따져보지 않고 이제까지 다자무역체제에서 혜택을 충분히 본 특정 산업 분야의 사람들이 더 이상의 개방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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