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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곳 도달" "물러서지 말라"… 해결불능 상태 되나

■ 우발적 디폴트 가능성… 파국 치닫는 그리스

"인내심 바닥, 이득 별로 없어"… 유로존 그렉시트 지지 늘어

"긴축 고통보다 디폴트 감수"… 그리스, 벼랑 전술 넘어 포기

최종담판 22일 'EU정상회의'… 자포자기式 태도에 전망 암울


"막다른 곳에 도달했다(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재무장관)." "디폴트 감수하겠다. 물러서지 말라(그리스 청년층)."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이 '자포자기' 상태의 파국 국면에 접어든 모양새다. 지난 5개월간의 협상 줄다리기에 지친 양측 모두가 '될 대로 되라는 식'의 태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사실상 사태해결이 불가능한 지경에 도달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는 22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이 예정에 없던 긴급 정상회의를 열고 최종 담판을 시도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의 예룬 데이셀블룸 의장은 18일(현지시간) 그리스와 국제채권단 간에 진행된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났고 이에 따라 22일 EU 정상 간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종 협상 결렬에 따른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Grexit)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우리가 지금 걷고 있는 길이 바로 그 방향"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데이셀블룸의 말처럼 최근 유럽 당국자들 사이에서는 그리스의 디폴트 내지 그렉시트 가능성이 공공연히 회자되기에 이르렀다. 불과 수개월 전만 해도 그렉시트 가능성을 일축했던 유로존 재무장관들 또한 이제 '그리스를 유로존에 잡아둬야 한다'는 의지가 현저히 떨어진 상태라고 미국 CNBC는 전했다. 스투브 핀란드 재무장관은 "인내심이 미덕이지만 많은 국가들 사이에 그 미덕이 바닥나 있다"며 "우리는 막다른 길에 거의 도달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리스를 유로존에 남게 하는 비용에 비해 유로존이 얻을 이득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정부 관료 및 학계에서 인정하기 시작했다"며 "유로존 내에서 그렉시트를 지지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맞선 그리스 정부 또한 벼랑 끝 전술 차원을 넘어 이판사판의 포기 상태에 이른 형국이다. 지난 14일 채권단에 제출한 수정 개혁안을 끝으로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고 선언한 그리스 정부는 물론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의 핵심 지지층인 그리스 청년층 사이에서 "디폴트를 감수할 용의가 있으니 협상에서 물러서지 말라"는 여론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채권단이 요구하는 긴축의 고통과 국가 디폴트가 야기할 혼란 사이에서 차라리 후자를 견디는 편이 낫다고 여긴다는 의미다. 다만 여론조사기관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그리스인들의 74%가 여전히 유로존 잔류를 선호하고 50%는 치프라스 총리가 타협해 합의를 이끌어내기를 기대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유럽중앙은행(ECB)·EU 등 이른바 '트로이카' 채권단과 그리스 사이에서 지난 5개월간 계속돼온 협상과 관련해 최대 걸림돌로 떠오른 것은 연금개혁안이다. 국내총생산(GDP)의 17.5%에 해당하는 정부의 연금지출 규모를 줄이라는 채권단 측 요구를 그리스 정부가 계속 거부하면서 교착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올리비에 블랑샤르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왜 연금(개혁)을 고집하느냐고? 이 연금과 (공무원) 임금이 그리스 정부 지출의 75%를 차지하는데 나머지 25%는 뼈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GDP의 1%가량을 줄이는 것은 가장 가난한 연금 수급자들의 피해 없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했다.

유럽통계청에 따르면 그리스의 청년 실업률은 50%를 넘어섰다. 일자리가 없어 부모에게 얹혀사는 이른바 젊은 '캥거루족'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국가 연금은 단순히 수급자 한 명을 넘어 가족 전체를 책임지는 유일한 소득원이 되고 있으며 이 때문에 그리스 정부도 함부로 연금개혁에 손을 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CNBC는 전했다.

현재의 교착국면에 진전이 없을 경우 그리스 정부는 30일 구제금융 프로그램 종료와 함께 IMF의 몫 16억유로를 상환해야 한다. 추가 구제금융 지원 없이 이 돈을 갚는 것은 불가능하며 이는 그리스의 디폴트 및 그렉시트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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