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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인사이드' 전략에 한국 부품·소재업계 비명

중국산 의존도 28% 역대 최고<br>中·日 넛크래커서 벗어나려면 설비투자·R&D 지원 서둘러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소재·부품 무역흑자가 사상 최대인 1,079억달러에 달했다고 올 초 발표했다. 소재·부품 무역흑자가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전체 산업 무역흑자(474억달러)의 2.28배에 이르며 지난해 전체 수출액의 48%를 담당하고 있다. 소재·부품 무역흑자가 93억달러에 불과했던 지난 2000년과 비교하면 실로 괄목할 만한 성적이다.

이 같은 소재·부품 분야의 괄목할 만한 성장은 2000년대 들어 급성장한 중국 경제에 올라탄 덕분이다.

완제품 조립 산업으로 급성장하면서 한국산 소재와 부품에 대한 중국의 수요가 폭증한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소재와 부품 자급률을 늘리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국내 소재·부품 업계에도 비상이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이 자국 소재·부품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세운 '차이나 인사이드' 전략이다. 완제품 조립 위주였던 산업 저변을 소재와 부품·장비까지 확대하겠다는 것. 중국은 향후 3~5년 내 핵심 부품과 신소재 자체 공급률을 50~80%까지 높일 계획이다.

공장설비 같은 자본재나 소재·부품 분야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으로서는 큰 타격인 셈이다.



중국의 변신, 즉 산업고도화는 이처럼 국내 기업들의 장기적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에 따르면 한국의 소재·부품 기술력은 갈수록 거센 중국의 추격에 시달리고 있다. 2013년 기준 한국의 기술 수준은 83.9로 일본(94.9)과 중국(71.4) 사이에 위치해 있다.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한국과 중국의 기술 격차는 2011년 26.9(기준치 100)에서 2013년 19.3으로 줄었다. 반도체는 같은 기간 17.3에서 13.1로 기술 격차가 감소했다.

한편으로는 기술력을 높인 중국산 소재·부품이 한국 시장으로 유입되며 일본산을 대체하는 현상도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올 7월 산업부가 발표한 '2014년 상반기 소재·부품 교역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대일 소재·부품 무역적자는 감소했지만 대중 소재·부품 의존도는 28.3%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 1·4분기 중국산 소재·부품 수입 규모는 117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했다. 중국산 소재·부품 수입액은 2012년 431억달러, 2013년 445억달러, 2014년 484억달러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한국이 중국과의 소재·부품 교역에서 얻은 무역흑자는 469억달러로 전년(470억달러)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업계는 한국의 소재·부품 분야가 기술력은 일본에 밀리고 가격경쟁력은 중국에 딸리는 소위 '넛크래커' 현상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정부는 이런 절박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소재·부품 분야 경쟁력 강화에 소극적이다. 우선 중견·중소 소재·부품 기업에 집중적으로 지원되는 정부예산이 올해까지 3년 연속 축소됐다. 같은 기간 산업부 소관 소재·부품 기술개발 사업, 소재·부품 기술기반혁신 사업 예산도 매해 감축되는 실정이다.

이신두 서울대 교수는 "중국이 자국의 소재·부품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차이나 인사이드 전략'은 갈수록 국내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목줄을 죄게 될 것"이라며 "세제혜택뿐 아니라 설비투자 및 연구개발(R&D) 지원 등으로 정부가 우리 소재·부품 산업 육성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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