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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휘 전 신한금융사장 인터뷰

KB 사외이사 된 '신한 장자방'<br>"신한 좋은점, KB에 전파할 것"<br>"신한 후배들 생각하면 미안 KB 대해 제대로 공부할 것"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지난해 취임 직후 서울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와 임원 회의 등에서 수차례 '신한 타도'를 외쳤다. 지난 13일 발표된 7명의 사외이사진 명단에는 그의 이런 각오가 극명하게 묻어난 인사 한 명이 포함돼 있었다.

바로 최영휘(70·사진)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이었다. 라이벌 회사의 전직 최고경영자(CEO)를 사외이사로 영입해서라도 이기겠다는 윤 회장의 '독기'가 뿜어져 나온다.

최 전 사장은 한국은행과 옛 재무부 사무관을 거쳐 지난 1982년 신한은행이 세워질 때 창립 멤버로 합류해 신한은행 국제부장과 종합기획부장 등을 거쳐 2003년 라응찬 당시 회장을 보좌하는 장자방이자 그룹 2인자(지주 사장)에 올랐다.

동화은행과 충북·강원은행, 제주은행, 굿모닝증권(현 신한금투)과 조흥은행 등을 인수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등 신한의 DNA를 만들어낸 주인공이다. 그룹 내에서는 강력한 회장 후보로 꼽혔지만 2007년 라 전 회장과의 불화로 결국 그룹을 떠나고 말았다. 신한금융 내 '2인자의 불운'을 알리는 서곡이었다.

윤 회장은 신한을 이길 '비책'으로 자신의 대학(성균관대) 선배인 최 전 사장을 영입한 것이다.

최 전 사장 역시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최 전 사장은 1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신한의 후배들 생각이 나서 마음이 가볍다고는 할 수 없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사외이사, 그것도 유달리 상처가 많은 KB의 구성원이 된 만큼 이에 대한 책무에는 최선을 다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신한의 좋은 점을 KB에 알리는 조언자가 될 것이며 그것이 사외이사로서의 도리가 아닐까 한다"고 강조했다.

최영휘 전 사장은 본지 기자와의 첫 통화에서 극구 말을 아꼈다. KB의 사외이사 자리가 유달리 주목을 받기도 하지만, 자신이 평생을 몸 담았던 곳의 최대 라이벌 금융사의 경영진이 된다는 것이 너무나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더욱이 KB의 사외 이사는 '거수기 역할'이 아니라 사실상 경영의 한 축을 맡는 중요한 자리다.

최 전 사장은 하지만 거듭된 기자의 요청에 조금씩 말문을 열었다.



최 전 사장은 "아직은 KB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다"면서도 "공부하겠다"면서 사외이사의 역할을 제대로 한번 해볼 것임을 내비쳤다.

그는 "KB가 정말로 필요로 한다면 신한에서 경험했던 것을 KB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어드바이스 역할을 최대한 할 것"이라며 "그것이 사외이사의 기본 역할이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최 전 사장은 무엇보다 금융산업 전반에 대해서도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겠다고 밝혔다.

최 전 사장은 "현업을 떠난지 벌써 10년이 됐고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지켜보는 입장이었다"면서도 "우리 금융산업의 전체 발전을 위해 어디에 있어야 하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을 해왔는데 마침 기회가 와서 마음을 잡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전 사장은 특히 최근 화두인 핀테크(금융과 기술의 만남)와 빅데이터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지주회사는 그룹내 고객 정보와 데이터를 잘 활용해서 회사 내부에 시너지가 나오고 고객들의 효율성을 높이게 해서 그 결과물을 나눠주는 것이 설립 취지"라며 "지주의 이런 역할이 자리가 잡히도록 도울 것이며 이것이 사외이사의 역할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이는 KB가 신한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룹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이 부족하다는 세간의 평가를 인식한 것으로 풀이되며, 신한 특유의 시스템 경영을 통한 시너지 확보 방식을 전해 KB의 '리딩뱅크 DNA'를 회복하도록 돕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7년 당시 2조8,000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리딩뱅크 자리를 구축하고 있었지만 경영진의 불화 등이 거듭되면서 신한에 압도당했다. 지난해의 경우 신한이 '순이익 2조 클럽'에 다시 올라간 반면, KB는 1조4,007억원에 그쳤다.

윤종규 회장은 리딩뱅크 탈환의 무기로 최 전 사장과 함께 신한금융의 이사회 의장을 역임했던 박재하 아시아개발은행(ADB) 연구소 부원장을 영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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